◎6시간 마라톤협상 합의안 도출/김 사장 노조측 양보로 타결 공돌려/하청업체·근로자가족 안도·환호 61일째 계속된 현대중공업 사태가 23일 막판 마라톤협상끝에 극적으로 타결되자 노사와 하청업체, 이를 초조하게 지켜보던 근로자가족들 모두가 환호의 박수를 보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이날 협상마감시간인 하오6시가 되도록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난항을 거듭하자 모두가 초조해 했으나 막판에 김정국사장이 『아무리 시간이 걸리더라도 협상을 계속하자』고 제의, 협상을 계속해 잠정합의안을 도출해냈다.
○…이날 하오8시30분 잠정합의안에 극적 합의를 하고 김정국사장등 회사측 협상대표진들이 협상장을 빠져나오자 협상장 주변에서 애타게 소식을 기다리던 노조원·관리직 사원들이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보냈다.
김사장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어려운 상황에서 노조가 「무노동 무임금의 대원칙」을 지켜주어 극적 타결을 보았다』며 협상타결의 공을 노조측에 돌려 앞으로 잠정합의안에 대한 전체 조합원투표에서 노조집행부의 입지에 힘을 보태주었다.
○…협상을 마치고 노조위원장등 협상대표진 10여명이 노조원과 가족들이 집결한 사내 대운동장으로 나타나자 5천여 현중가족들은 일제히 기립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이노조위원장은 『10만 노조원가족들이 2개월여나 고생을 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 이번 협상결과는 집행부의 뼈를 깎는 결단이었다』며 『월급제부문등 상당문제를 향후 협의에서 따내기로 결정해 앞으로의 협상과정을 지켜봐 달라』고 노조측의 입장을 설명했다.
이날 노조측협상대표인 김남석노조부위원장등 협상진 2명이 삭발한 모습으로 협상장으로 들어오자 사측대표는 『회사내에 현중사라도 만들 작정이냐』고 조크를 던져 협상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어 뭔가 긍정적 결과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갖게 했다.
○…이날 하오2시20분부터 시작된 협상이 개시 20분만에 정회에 들어가자 협상장 주변에서는 타결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분위기였으나 하오4시께 협상장으로 과자·과일등 음식물이 들어가면서부터 협상이 상당히 길어질 것이라는 분위기가 전해져 뭔가 가닥이 잡혀 간다는 인상을 줬다.
○…잠정합의안이 마련되기 직전인 이날 하오8시30분께 협상장을 드나들며 결과를 지켜보던 회사 인사관리부 직원이 『합의안이 마련됐다』고 소리치자 협상장밖에서 초조하게 결과를 지켜보던 관리직사원 50여명이 『와』하고 환성을 질렀으며 신관밖에서 환호성을 듣고 달려온 조합원 1백여명도 박수를 치며 환영했다. 지루한 협상을 이끌어 온 노조의 한 협상대표는 협상장을 나서자마자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두남매와 부인을 껴안으며 눈물을 글썽였다.
○…노조는 당초 협상결렬을 예상, 23일 하오부터 공권력 투입에 대비해 회사정문등 5개 출입구를 바리케이드로 봉쇄하고 골리앗 크레인, LNG선 점거농성과 사내 천막농성을 강화하는 한편 24일부터 가두·상경투쟁한다는 방침을 정했었다.
이에 맞서 회사측도 조업을 희망하는 대다수 조합원들의 임금손실피해를 줄이기 위해 더 이상 협상에 연연하지 않고 조업을 강행한다는 강공책을 시사해 한때 대규모 충돌이 우려됐었다.【울산=정재락·목상균기자】
◇현대중공업 분규일지
▲94·4·20 단체협상 상견례
▲5·19 임금 〃 〃
▲5·26 임시대의원대회 쟁의결의
▲5·27 쟁의발생신고
▲6·22 중앙쟁의대책위 출범
▲6·23 쟁의행위 찬반투표 가결
▲6·24 부분파업돌입
▲7·10 김일성사망으로 1주일간 정상조업
▲7·14 김정국사장 이갑용노조위 원장 단독면담 단협16개 주요쟁점안 우선 타결원칙 합의
▲7·20 직장폐쇄, 노조농성 돌입
▲8·12 지원사업부소속 대의원 23명 정상조업촉구 성명발표
▲8·17 직장폐쇄 철회, 협상재개(무노동 무임금과 고소·고발취하가 핵심쟁점으로 부각)
▲8·23 6시간여 협상 끝에 노사협상 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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