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상급기관 관련」 수사 검토/서부공단 전이사장 37억 비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상급기관 관련」 수사 검토/서부공단 전이사장 37억 비리

입력
1994.08.24 00:00
0 0

◎비리수법/실력자 배후지지 등 가장/감정가 낮춰주겠다 미끼/공장용지 환매대금 횡령/입주업체도 “감독관청 뭘했나” 의문·비난 서부지역공업단지 관리공단 전이사장 이경희씨(58·구속) 비리사건은 23일 현재 공금횡령 및 사례비로 받은 액수가 한사람의 비리로는 사상 유례가 없는 37억여원으로 밝혀졌다. 90년 12월 이사장으로 취임한 이씨가 92∼93년 집중적으로 저지른 비리의 수법은 새마을금고에 보관중인 공장용지 환매대금까지 횡령하는등 대담하고도 노골적이었다.

 불가사리처럼 닥치는대로 챙긴 엄청난 부조리가 자행되도록 감독관청은 무엇을 했느냐는 의문도 규명돼야 한다는 것이 공단 입주업체들의 주장이다. 

▷비리수법◁

 이씨는 이권이 매우 큰 공단내 각종 분양이나 사업자 선정에 실질적 권한을 가진데다 삼성장군출신으로 6공정권 실력자의 배후지지를 받고 있는 것처럼 은근히 내세워 비리를 저질러온 것으로 검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주차장 운영권과 관련, 6억원의 사례비를 받으면서 업자에게 운영권 뿐 아니라 상공부등 행정기관에 로비를 통해 설치허가까지 받아 주겠다고 제의하기도 했다. 공단내 복지회관과 지원시설의 분양권을 받은 업자에게는 상공부 한국감정원등에 로비해 1백20억원대의 감정가를 60억원대로 낮춰주겠다고 미끼를 던졌다.

 검찰은 이씨가 현재 한창 분양중인 시화공단의 각종 사업과 관련, 업자에게 일단 사례비를 받고 분양권을 준뒤 상공부등에 로비를 벌이려 했던 것으로 보고 다른 사업에서의 비리여부를 캐고 있다.

▷서부지역관리공단◁

76년 설립된 상공부 산하 공익법인인 이 공단은 반월·시화·아산등 3개 공단 입주업체들의 공장용지 분양 및 입주업체 지원시설 설치·운영과 지원업무등을 맡고 있다. 현재 반월공단에 1천2백20개 업체가 입주해 1백% 가동중이며, 중소기업 전용공단인 시화공단은 4백47개 업체가 가동중으로 내년말까지 2천1백여개 업체가 입주를 완료할 예정이다.

 또 대기업 전용공단으로 선분양 후개발 방식으로 조성중인 아산공단에는 대한제분등 10여개 업체가 분양을 받은 상태다.

 이사장은 초대에서 6대 이사장이었던 이씨까지 모두 군장성 출신이었다.

 육사14기인 이씨는 90년 1월 국방부 정보본부장(육군중장)을 끝으로 예편한뒤 같은 해 12월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이씨는 이사장 재직당시인 14대 총선때 고향인 경북 봉화에 민자당 공천을 신청했다 탈락하는등 정치진출에 강한 의욕을 보여왔다.

▷의문점 및 수사방향◁

검찰은 이씨의 여죄와 횡령한 돈의 행방에 수사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검찰은 일단 횡령액의 상당부분이 동생 명의로 돼있으나 이씨가 실제적 소유자로 추정되는 명진건설로 간 점으로 미루어 이씨가 건축업에 손을 대면서 자금 부족을 겪어 이같은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씨가 정치에 강한 의욕을 보여왔고 14대총선에 이어 15대총선을 준비해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명진건설이란 회사가 이씨의 정치자금 마련을 위한 자금 도피처였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명진건설이 지난 4월 부도가 나고 동생 정희씨(56)마저 자취를 감추는 바람에 수사에 진전이 없는 상태다.

 검찰은 지금까지 수사결과 이씨가 독단적으로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으나 간부직원들의 도움만으로 이처럼 엄청난 비리를 저질렀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판단, 상급기관의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고려하고 있다.【황양준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