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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김­반체제」실재 확인/북의 「타도김정일」세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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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김­반체제」실재 확인/북의 「타도김정일」세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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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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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자체분류 “적대분자 절반”/해외체험파 특권층도 “불만”/분위기따라 급속확산 소지… 친인척이 변수될수도 평양 외교가에 「김정일타도」 전단이 대량 살포됐다는 23일 한 서방외교관의 전언에 따라 북한에 반김·반체제 세력들이 존재하고 있음이 명백해졌다. 물론 과거에도 김일성·김정일을 반대하는 세력들이 있었음이 귀순자들이나 다양한 정보채널등을 통해 단편적으로 확인되긴 했었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외국공관들이 밀집된 평양의 외교단지에 「불온 삐라」가 대량 살포됐고 이 정보가 서방 외교루트를 통해 확인됐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특히 이번 전단살포 사건이 반김·반체제세력에 의해 저질러졌건, 아니면 권력층내 반김세력들의 숙청을 합리화시키기 위한 자작극이건 간에 이같은 세력들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는 입증된 셈이다. 그렇다면 북한의 반김·반체제 세력들은 누구이며 자신들의 뜻을 전파하기 위해 어떤 형태의 「투쟁」을 벌이고 있을까.

 이번 사건의 경우 장소가 북한주민들 중에서도 특수한 자격을 가진 사람들만이 출입할 수 있는 평양의 외교단지인 점을 감안하면 전단 살포자가 북한내 특권층이나 권력핵심부의 반김세력일 것으로 우선 추정해 볼 수 있다.

 북한 특권층내 반김세력들은 존재사실은 북한 강성산 정무원총리의 사위로 알려진 강명도씨(36)나 조철준 전정무원건설부장의 아들이자 김일성대학 상급교원(전임강사)인 조명철씨(35)등의 귀순사실만 보더라도 쉽게 수긍이 간다.

 3백여만명의 노동당원들과 각 기관·기업소 간부, 엘리트코스를 밟은 테크노크라트등 북한 전체 인구의 약30%정도를 차지하는 특권층들은 대부분 온갖 특혜를 누리며 북한사회의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유학이나 해외출장등 서방세계와의 접촉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아 쉽게 김일성·김정일부자체제의 허구성에 회의를 느끼고 반감을 갖는 경우가 의외로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대부분은 주어진 혜택이나 가족들을 결코 포기할 수 없어 현실에 안주하고 있지만 그중 일부는 해외나 사석등에서는 공공연히 북한체제를 혐오하고 있음이 여러 경로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아직 사회에 진출하지 않은 유학생들의 경우도 특권층은 아니지만 비슷한 케이스로 볼 수 있다.

 한편 권력의 최상층부에서는 후계자 문제와 관련, 김정일로부터 끊임없는 견제를 받아온 김정일의 삼촌 김영주(부주석)등 일부 친·인척들과 계모 김성애, 이복동생 김평일등 「곁가지」들 및 그 주변인물들을 반김세력들에 포함시킬 수 있다. 이들은 지금까지 가능한한 김정일의 눈을 피해 「와신상담」의 세월을 보내야만 했고 그랬던 만큼 언제든 기회만 오면 「칼」을 뽑을 가능성이 잠재돼 있다.

 북한이 특권층 차별화와 반대파 숙청을 위해 분류해 놓은 성분분류 내용을 보면 반김·반체제 세력의 모습은 더욱 뚜렸해진다. 북한은 지금까지 전주민을 3계층 51부류로 분류시켜 놓았는데 70년 말 현재 그 구성을 보면 핵심계층이 87만세대 3백92만명(27%) 동요계층이 약70만세대 3백15만명(22%)인데 비해 적대계층은 1백73만세대 7백94만명(51%)으로 전체의 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적대계층은 ▲지주·부농·자본가출신 ▲월남자가족 ▲기독교·가톨릭·불교신자 ▲노동당 제명자 ▲반당·범법·체포·투옥자 가족등으로 세분화돼 있다. 이들은 일상생활을 감시당하는 것은 물론 진학, 군입대, 취직, 결혼, 주택할당, 의료, 입당등에서 차별 또는 배제당할 수밖에 없어 「분위기」만 무르익으면 언제든지 대규모 저항집단으로 돌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노동자나 고농(머슴)·빈농등도 역시 핵심계층으로 분류돼 있긴 하지만 이는 사회주의체제라는 명목상 분류해놓은 것일 뿐 실제로는 불만세력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엄격한 통제와 감시 속에서도 식량문제등을 화제로 체제를 비판하고 있으며 일부 불만세력들은 점차 벽보나 유인물등을 통한 「실천투쟁」도 서슴지 않는 것으로 전해지고있다.【홍윤오기자】

◎북의 반체제 전단·벽보 사례/83년엔 김일성대학 「삐라」 사건도/화장실 폭탄설치… 당시 백40명 체포/청진축구장 전단살포땐 범인 구타살해

 북한에서 김일성·김정일부자나 체제를 비판하는 전단이 뿌려지는등의 사례는 이번 평양의 「김정일타도」 전단 사건이 처음은 아니다. 지금까지 귀순자들의 증언이나 국제인권단체의 조사에 의해 간접 확인된 것만도 수차례나 된다.

 정부당국이 북한사정에 정통한 한 조총련관계자로 부터 최근 입수한 증언에 의하면 83년4월13일 김일성종합대학 본관 16층 남자화장실에 소형 폭탄이 설치되고 「김일성왕조를 타도하라」는 내용의 삐라가 살포되기도 했었다는 것. 이 사건으로 인해 이 학교 학생 1백40여명이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월 가족을 이끌고 귀순한 사회안전부 대위 출신의 여만철씨는 『최근 몇년 들어서 김일성대학에서 김부자를 비난하던 학생들이 하룻밤 사이에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다는 얘기를 가끔 들었다』면서 『내가 살던 함흥만 해도 김일성·김정일을 비난하는 대자보가 자주 나붙었다』고 증언했었다.

 지난 해 10월11일 귀순한 윤웅씨와 박수현씨에 의하면 92년4월께 청년 1명이 함북 청진경기장에서 개최된 「4·15상 축구경기」 관람 도중 경기장 담에 올라가 『우리에게는 자유가 없다. 김정일이 우리를 속이고 있다. 자유를 회복하자』는 내용의 전단 3백여장을 살포하며 「김부자 타도」 구호를 외쳤다는 것. 청년은 현장에서 보위부원들에게 체포돼 관중들이 보는 앞에서 구타당해 즉사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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