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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협 “알토란”… 정치관계는 더뎌/수교2주년 한·중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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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협 “알토란”… 정치관계는 더뎌/수교2주년 한·중 현주소

입력
1994.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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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시각/북핵진전… “이젠 양국문제 우선”/북 상황변화 대중밀착 적극 활용 우리정부는 24일로 수교2주년을 맞는 한중관계를 양국이 실질적인 정치적 관계진전을 위한 모색단계에 들어가 있는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즉 경제논리에 입각한 양국 협력관계는 일정한 궤도에 진입했다고 보지만 정치적 관계에 있어서는 아직도 적절한 기본틀이 마련되는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평가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3월 김영삼대통령이 중국을 방문, 강택민국가주석 및 공산당총서기와 정상회담을 가진 이후에 자연스런 답방이 될 강주석의 연내 방한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은 강주석등 중국 최고위급인사의 방한 가능성을 열어두고만 있을뿐 아직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한중관계의 「현주소」를 읽을 수 있는 한대목이다.

 정치·외교적인 관점에서 한중관계의 근본적인 한계는 북한이라는 변수에서 비롯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중국은 대한반도정책을 결정하는데 있어 50여년간 맹방관계를 유지해온 북한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한걸음 더 나아가 남북간의 특수상황을 적절한 「외교카드」로 활용하고 있는 측면도 있다. 또 우리의 대중 외교노력도 92년 수교이후 곧이어 터져나온 북한핵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균형있는 한중관계 수립에 양쪽모두 걸림돌이 있었던 셈이다. 실제로 93년 3월 북한핵문제가 국제사회의 핫이슈로 떠오른 이후 한국과 중국은 2차례의 정상회담과 8차례의 외무장관회담을 갖는등 유례없이 빈번한 외교접촉을 가졌다.

 그러나 우리 정부당국자들은 한반도정세를 둘러싼 한중간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돼 있는게 아니라는 점에서 앞으로 한중관계 발전의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중국이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에 일차적인 관심을 보이면서 한반도비핵화를 지지하고 있는 것은 북한핵의 투명성을 확보하려는 우리등 서방의 노력에 대한 묵시적 동조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최근 북한내에서는 김일성의 사망이후 체제와 관련된 중대한 상황변수가 생겨나고 있어 우리의 외교적 노력에 따라서는 한반도의 상황적 유동성을 한중관계의 획기적 진전에 유리한 쪽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지난 12일 북미간 제네바회담의 합의문중 북한에 대한 경수로 및 대체에너지 공급, 북미간 관계정상화등의 부분과 관련해 한중간의 협력과 사전 입장조율이 필요한 만큼 이러한 기회를 실질적 관계진전에 연결시켜야 한다는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한중간 경제협력분야에서는 명실공히 새로운 도약기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양국간의 교역은 91년 44억4천만달러이던 것이 수교후인 93년에는 91억달러로 늘어났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54억5천만달러를 기록, 연말에는 최초로 1백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한국은 미국, 일본에 이어 중국의 제3위 무역국으로 부상했고 중국은 한국의 제6위 무역국으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지난 3월 정상회담에서 양국간 「산업협력위원회」의 설립이 합의돼 앞으로 자동차 전자교환기 항공기 고화질TV등 4개의 전략산업분야에서 기술개발·생산·판매를 공동추진키로 함으로써 양국 경제관계의 질적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와함께 수교이후 양국간 쟁점으로 남아있던 항공협정이 지난 7월 가서명됨으로써 양국간 경제협력증진을 위한 기초토대의 마련을 상징적으로 마무리지었다. 이와함께 양국간에는 정부 또는 민간차원의 친선교류도 대폭 늘어나 한중의원친선협회와 민간차원의 한중우호협회, 양국 지도급인사들의 모임인 한중미래포럼이 운영중에 있으며 민자당과 중국공산당과의 정규교류도 이루어지고 있다.【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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