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한 사랑 책으로…”/연애시절 편지·「아웅산」후 일기 등 모아 『먼저 가신 남편에게 못다한 사랑과 정성을 바칩니다』
83년 10월9일 미얀마(당시 버마) 아웅산에서 순국한 이범석전외무장관의 부인 이정숙씨(64)가 이전장관의 편지, 자신의 일기 등을 모아 「슬픔을 가슴에 묻고」(고려원미디어간)를 펴냈다. 5천5백원.
이씨는 『가족, 친지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들을 모으려다 책이 됐다』며 『처지가 비슷하거나 어려운 사람들에게 마음의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슬픔을 가슴에 묻고」는 모두 4부로 구성됐는데 1부는 북한이 고향인 이씨가 이웃 동네에서 이전장관을 만나 집안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지키는 과정과 해방공간의 젊은이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2부는 이전장관이 외교일선에서 활동하면서 써놓았던 육필원고, 아내에게 보낸 사랑의 편지들을 정리한 것이다. 3부는 이전장관이 인도대사 통일원장관 외무부장관으로 가장 바쁘게 일한 시기의 이야기로 행복했던 가정을 회고하고 있다. 4부에는 남편이 순국하고 그리움속에 살아온 10년 세월의 일기를 실었다.
『3∼4년은 정말 견디기 힘들었어요. 처음 법률상담소 일을 하겠다고 강의를 들으러 나가서는 노트를 모조리 눈물로 적시고는 했지요. 지금은 많이 담담해졌고 남편의 순직도 누구 한 사람의 잘못이라고 생각지는 않아요』
이씨는 현재 가정법률상담소의 성남지소소장 장애인 봉사단체인 애린회회장 등을 맡아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김병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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