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협정 타결로 경제교류 기본틀 마무리/남북영향력 급증… “세력균형만 고집” 우려도 24일로 한국과 중국이 국교를 수립한 지 2년째가 된다. 국교수립후 지난 2년동안 각 방면에 걸친 양국간의 관계발전은 국교 수립이전 40년간의 「가깝지만 아주 멀었던」 단절 상황을 단숨에 해소시킬 정도로 눈부시게 신장했다.
양측 수교의 가장 큰 동인이었던 경제관계는 단순한 교역차원의 발전을 훨씬 뛰어넘어 항공기등의 합작 생산등을 추진하는 산업 협력의 단계로까지 발전했다.
지난달에는 그동안 양국의 이해가 첨예하게 맞서 타결이 미루어져 왔던 항공협정이 가서명됐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부터는 북경으로의 직항로가 열리는 것은 물론 북한의 총영사관이 있는 심양과 청도등에도 우리의 항공기가 운항, 대중국 항공운항도시가 기존의 천진 상해를 포함, 모두 6개시로 늘게 된다. 이는 한중간의 날로 증대되는 인적교류 및 물동량의 소통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방문 한국인의 수가 91년 4만3천명이었던 것이 93년에는 11만2천명으로 늘어났으며 올해는 40만명이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중국방문객 때문에 서울―천진간의 비행기표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가 됐으며 올들어 인천―위해간의 여객선표도 8월초에 9월초순표까지 모두 매진되는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항공협정의 가서명으로 수교이후 양국간의 경제협력을 위한 기본적 토대는 일단락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수교이후 항공협정이 가서명되기전까지 「과학기술 협력협정」 「이중과세방지 협정」 「환경협정」 「산업협력협정」등이 체결되어 양국간 경제교류의 기본틀이 완결되었다는 것이다.
정치·외교적 교류 또한 활발하다. 지난 3월과 92년 9월 김영삼대통령과 노태우전대통령이 각각 중국을 방문, 수교이후 2년 사이에 한국의 국가원수 2명이 중국을 방문한 것을 비롯해 한중간의 정부간 접촉은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집권당의 자격으로 한국의 민자당과 중국의 공산당이 당대당의 교류를 모색하는 냉전 당시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상황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한중수교이후 특히 지적해야할 것은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의 급속한 증대이다. 이는 지난해 3월부터 돌출되어 온 북한 핵문제를 둘러싸고 분명한 모습으로 떠올랐다.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지난 1년여동안 중국의 역할은 때로는 북한에 대한 「외교적 울타리」로, 때로는 「설득과 압력」으로, 때로는 한국에 대한 「설득과 인내촉구」등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국제정치무대에서 남북한 양측 모두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국가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이는 한반도 문제해결에 중국의 조정역할이 커졌다는 증거다.
중국의 지난 1년여동안의 남북한 등거리 정책은 한반도에 한국과 북한이라는 두개의 국가가 존재하고 있다는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중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세력균형을 도모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한반도의 세력균형을 지향하는 중국의 역할은 평화의 유지라는 측면에서 우리의 이익과 합치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안정 우선의 세력균형만을 고집하려 할 때 북한의 개혁과 개방을 더디게 하고 한반도 통일이라는 한반도의 현상타파 움직임에 역기능을 할 우려도 없지 않다.【북경=유동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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