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지않은 간부들이 사상변질…”/92년 김정일이 발표한 논문인용 21일 북한 대내용인 중앙방송의 논평은 당과 혁명위업의 계승 및 수령의 후계자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한 김일성의 교시를 소개한뒤 김정일의 권력승계를 당연한 귀결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중앙방송은 다만 이같은 주장의 서두에서 국제공산주의운동의 역사적 경험이라면서 『수령의 혁명위업을 대를 이어 계승할 후계자문제를 바로 해결하지 못하면 야심가 음모가들의 배신행위로 해서 당과 혁명이 농락당하고 혁명과 건설을 말아먹을 수 있는 엄중한 후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보도했는데 이 한마디가 또다시 북한의 권력승계 이상설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중앙방송의 이날 보도내용은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고 이미 김정일이 92년10월10일 조선노동당 창건 47주년을 맞아 발표한 「혁명적 당건설의 근본문제에 대하여」라는 논문을 거의 대부분 인용한 것이다.
김정일은 이 논문에서 『당의 조직사상적 기초를 튼튼히 쌓는 문제는 당의 영도의 계승문제가 제기될때 더욱 중요하게 나선다. 그것은 이 시기 내외의 계급적 원쑤들과 권력에 눈이 어두운 음모가, 야심가들의 책동이 더욱 노골화되기 때문이다』고 주장했었다.
김정일은 이어 당시 동구 사회주의국가들의 몰락을 지적하면서 『적지않은 당들은 부르죠아 자유화바람의 침습으로 당의 조직사상적 기초가 약화됐으며 이틈을 타서 혁명의 배신자들이 반혁명적 노선을 공공연히…(중략)…적지않은 간부들이 사상적 변질로 인해 혁명과 반혁명을 옳게 가려볼 수 없게 되었으며…』라고 역설했었다.
중앙방송의 이날 보도는 결국 김정일의 기존 사상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이 때문에 권력승계 또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 다. 오히려 그의 체제를 더욱 공고화하기 위한 대대적인 숙청의 「예고방송」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함께 나오고 있다.
그외 이날 방송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후계자를 제때에 내세웠다고 해서 후계자 문제가 완전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고 언급한 점이다. 즉 승계를 위한 확실한 기반다지기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이는 승계시기가 지연되는 것에 대한 북한 나름대로의 논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이같은 기존 논리를 새삼스럽게 재차 강조한 점은 여전히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다시말해 권력암투가 없다면 왜 굳이 이같은 경고성 메시지를 재차 들먹였겠느냐는 점이 바로 북한의 권력승계 이상설을 뒷받침하는 단서로 작용하는 것이다.【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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