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에 전용계좌 개설… 원화만 가능/매매땐 양국에 수수료… 환율변동 “조심”/법인은 3억… 뉴욕 등 13개 거래소 한정 『이제 무대는 세계다』 지난 7월1일부터 일반사람들도 세계 각국에 증권투자를 할 수 있게 됐다. 따라서 돈만 있으면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는 IBM주식이나 동경의 소니주식을 살 수 있다. 과거 같으면 외화를 주식투자에 낭비한다는 비난을 받겠지만 최근 들어서는 국내에 들어오는 외화가 많아 재무부나 한국은행등 관계기관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형편이다. 일반인의 해외증권투자도 이런 맥락에서 허용된 것이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장점도 있는 반면 단점도 많다. 투자정보를 현지인들만큼 빠르고 정확하게 입수할 수 없는데다 나라간의 돈 교환값(환율) 변동, 결제방법의 차이, 수수료 이중납부등 신경쓸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한마디로 국내에서 주식투자할 때보다 휠씬 어렵다. 따라서 나름대로 해외투자에 자신감을 가진 사람만이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해외투자 1호」는 S모씨(회사원)다. 지난 9일에 대신증권을 통해 태국농업은행(태국에서 두번째로 큰 시중은행) 주식 2백주(약90만원어치)를 사들였다. S씨는 해외에서 근무한 경력을 가진 대기업 회사원인데 태국농업은행이 안정성과 수익성을 겸비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투자요령을 살펴보자. 자격제한은 없다. 반면 투자금액이나 투자처등에는 제한이 있다. 1억원(법인은 3억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 투자지역은 13개 거래소로 한정되어 있는데 성격상 3개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뉴욕 런던 파리 프랑크푸르트 취리히 동경등 6개 거래소는 안정성이, 싱가포르 콸라룸푸르 타일랜드등 3개 거래소는 성장잠재력이, 룩셈부르크 암스테르담 브뤼셀 홍콩등 4개 거래소는 국제성이 각각 돋보이는 곳이다. 투자할 수 있는 증권은 주식 채권 신주인수권 사채(BW) 주식예탁증서(DR)등이며 선물과 옵션등 투기성이 대단히 강한 「파생상품」에는 투자할 수 없다.
투자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우선 증권사에 기존의 것과는 다른 계좌(「외화증권투자전용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현재로는 우리나라 돈(원화)만으로 입금과 출금이 가능하다. 그러나 10월부터 외국돈으로도 입·출금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사자」 주문시 국내와 가장 다른 점은 위탁증거금을 「사자」규모의 1백%(국내에서 일반투자자는 40%)를 입금시켜 놓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주거래증권사」와 투자상담을 하는 것이 좋다.
럭키증권의 경우 해외증권투자전용 시스템(「럭키라인2」)을 가동, 해외증시시황 유망종목 환율 각국의 거래제도 금리등 각종 거시지표, 주가지수분석그래프등을 투자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사자」를 접수한 국내 증권사는 외국 현지 증권사에 고객이 주문한 종목에 대해 「사자」를 내고, 이 현지 증권사는 현지의 거래소에 또 주문을 낸다. 체결됐는지는 다음날 「주거래증권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후 결제가 이루어지는데 세계 각국마다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가 3일 결제인데 비해 런던은 11일, 싱가포르는 8일등이다. 주식을 살 때나 팔 때 모두 양국의 증권사가 중개수수료(국내는 정률제인데 비해 외국은 소액주문일수록 수수료가 비싸다)를 받는다. 여기에 세금까지 합치면 한번 거래가 이루어질 때마다 거래규모의 3%정도(국내는 1.5%정도)는 수수료와 세금으로 떼인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단타매매」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투자시 가장 유의할 점은 환율의 변화다. 국내에서처럼 종목만 잘 선택한다고 성공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일본에 투자한 미국인의 경우 올들어 지난 7월26일까지 평균 34%의 높은 수익률을 올렸는데 이 중 16.8%는 시세차익이고 나머지 17.2%는 일본돈값이 비싸진데 따른 환차익이었다. 만약 돈값이 크게 떨어진다면 웬만한 시세차익으로는 이익을 남기기 어려운 셈이다.【김경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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