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불효천벌」설 뒤집어 한국최초의 신파극은 「불효천벌」이 아니라 「무사적 교육」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연극평론가인 량승국교수(울산대 국문과)는 「한국극예술연구 제4집」(태학사간)에 발표한 논문 「한국 최초의 신파극 공연에 대한 재론」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지금까지 학계는 연극사가 이두현씨(서울대 명예교수)가 그의 저서 「한국신극사연구」(서울대출판부간)에서 1911년 혁신단이 공연한 「불효천벌」이 최초의 신파극이라고 서술한 이후 이를 정설로 받아들여왔다. 이씨는 안종화의 「신극사 이야기」를 근거로 이같이 주장하고 있다.
양교수는 우선 안종화의 「신극사 이야기」가 철저한 고증을 통해 씌어진 연극사책이라기보다는 33년부터 39년 사이 조선중앙일보와 동아일보에 연재했던 연극계 야사를 확대한 책이기 때문에 완전히 믿을 수 없다고 반박한다.
또 20∼30년대 이원규 등이 서술한 연극책들이 안종화와는 다른 언급을 하고 있고, 심지어 안종화 자신도 지면에 따라 상이한 서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교수는 1900년에서 1910년대 일본극장의 공연기록을 거의 매일 게재했던 경성신보와 매일신보를 검토하여 혁신단 제1회 공연의 레퍼토리가 「무사적 교육」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무사적 교육」은 1911년 11월 21일 어성좌에서 공연됐다는 확실한 기록이 있는데, 혁신단의 첫 공연이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주장한다.
신파극은 일본 가부키에 현대적인 무대요소를 가미한 감상적인 연극으로, 일제강점기 일본을 통해 들어왔다. 배우와 관객이 확실히 구분되고, 무대 연기의 개념을 도입했다는 점등에서 한국근대연극의 시작으로 보는 학자가 많다.
「무사적 교육」은 녹두장군 전봉준의 이야기이며, 「불효천벌」은 불효자가 업보로 몸에 뱀이 감기는 벌을 받는다는 내용이다.【이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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