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시장서 일” 본사 제보도/연변일대 골동품 반입 돈벌어/서울체류중 교통사고 수술 확인 신원밝혀 북한 벌목공으로 위장 귀순한 박문덕씨(54)에 대한 의혹은 박씨가 16일 김포공항에 도착했을 때부터 제기됐다.
16일 하오 7명의 북한 벌목공들과 함께 김포공항에 도착한 박씨는 진짜 벌목공들의 나이가 20·30대인데 비해 50세가 넘은 것으로 보여 『벌목공으로 일하기엔 너무 나이가 많은 게 아니냐』는 의문을 갖게 했다. 박씨는 또 다른 벌목공들과는 달리 양복차림이 몸에 익은 듯했다. 여기에 입국장에 들어서면서부터 줄곧 고개를 숙이고 취재진의 카메라를 피하는 듯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어 벌목공 귀순사실이 사진과 함께 보도된 17일 아침 『벌목공중 나이가 많은 사람은 국내에 불법체류했던 중국교포』라는 제보가 본사에 들어왔다.
본사가 확인 취재한 결과 박씨는 91년 4월16일 「박장걸」이란 이름으로 된 중국 여권을 갖고 국내에 들어왔다. 「박장걸」(64)은 중국에서 동거한 교포 이금자여인(50세 가량)의 사망한 남편인 것으로 확인됐다.
박씨는 당시 이씨와 함께 입국, 서울 서대문구 홍은3동 265 화교 림균경씨(69·무직) 집에 세들어 살면서 남대문시장 통조림 도매상 금옥상사에 불법취업했다.
박씨는 이어 중국 연변과 하얼빈에서 골동품 고서화 등을 국내로 들여와 골동품상들에게 넘겨 상당한 돈을 번 것으로 알려졌다.
집주인 림씨는 본사 취재진이 김포공항에서 촬영한 박씨의 사진을 보여주자 즉각 『박씨가 틀림없다』며 『어떤 경로로 벌목공으로 둔갑했는지 놀랄 일』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특히 91년 12월16일 집 근처 횡단보도에서 뺑소니 차에 치여 전치 3개월의 중상을 입고 청구성심병원에 입원했다가 92년 2월18일 퇴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의 사진을 본 병원 관계자들은 『중국교포 박씨와 눈밑에 있는 점까지 똑같다』고 확인했다.
박씨는 당시 병원 진료기록과 서부경찰서 교통사고 조사기록에 「이름 박장걸, 나이 63세」로 허위기재하고 주소는 「중국 길림성 연길시 신흥가 명화거 11조」라고 적었다.
청구성심병원 간호사 김순임씨(32)는 『박씨는 당시 입원비를 내지 못하고 갈 곳도 없다고 애원, 치료가 끝난 뒤에도 며칠간 병원에 머물렀다』며 『병원에서 중국교포인 점을 감안해 입원비를 깎아주고 퇴원시켰다』고 말했다.
박씨는 당시 교통사고로 왼쪽다리뼈가 골절돼 뼈에 철심을 박는 수술을 받았다. 안기부는 이 수술경력을 확인해 박씨의 신원을 밝혀낸 것으로 알려졌다.【김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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