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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관문 네덜란드/네덜란드 미니어처랜드 마두로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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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관문 네덜란드/네덜란드 미니어처랜드 마두로담시

입력
1994.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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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 국책산업 육성/국민 1인소득 2만달러/과거와 현재의 역사 응축된 “미래창조의 산실” 네덜란드의 행정 수도 헤이그에 위치한「마두로담시」에 들어 서면 소인 왕국 릴리프트를 방문한 걸리버가 된 듯한 착각이 든다. 1만8천(약5천5백평)의 시가지에는 실물의 25분의1 크기인 1백29개의 건물과 공항, 항만시설등이 질서정연하게 세워져 있고 기차와 선박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가로수와 각종 꽃들도 철따라 컬러와 모양을 바꾼다.

 마두로담시는 네덜란드 각지의 명소를 축소·재현해 놓은 미니어처 타운이지만 단순한 관광명소는 아니다. 자체의 역사와 행정조직을 갖추고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는 독립도시다. 이 도시의 자매시라 할 수 있는 헤이그의 덴 하그경제담당관은 『마두로담은 네덜란드의 과거와 현재를 응축한 역사의 현장이며 동시에 미래의 청사진을 그리는 창조의 산실』이라고 설명한다.

 이 도시는 청소년복지운동가인 분 반 D 스타프여사가 청소년들에게 모국의 역사를 알리기 위해 설립을 주창, 1952년에 건립됐다. 이때문에 건립된지 42년에 불과한 마두로담시의 공식문서에는 이 도시가 1천년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것으로 기록돼 있다. 한치의 땅이라도 더 간척하기 위해 전개된 바닷물과의 끊임없는 싸움, 해외식민지 개척, 식민지 쟁탈전에서의 패전등 네덜란드 역사의 부침과 국가발전사가 담겨있다.

 실제 마두로담의 역사는 10세기말부터 시작된다. 마두로담이라는 봉건영주가 마두로강에 댐을 쌓고 치수에 성공한 뒤 그의 이름을 딴 상업도시가 번창한다. 이후 대규모 간척사업과 운하건설·도시헌장제정·의회정치실시등을 거쳐 17세기 초반부터 해외로 진출해 식민지를 건설하는「황금시대」가 열린다. 18세기 이후 외국과의 식민지 쟁탈전에서 패하면서 쇠퇴기에 접어들지만 원예와 낙농업의 발전·공업화에 성공, 또다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해 지금은 세계최대의 항만시설과 공항·철도·통신시설을 갖춘 현대 도시로 성장해 있다는게 마두로담 역사의 골자이다.

 마두로담에는 매년 1백만명이상의 외국 관광객이 찾아오고 있다. 관광수입은 청소년복지를 위해 사용된다. 마두로담의 모든 정책은 헤이그시 각급학교 학생 30여명으로 구성된 마두로담시의회에서 결정되며 시장도 학생들중에서 뽑고 있다. 이들 어린 시장과 시의원들은 선조들의 삶이 응축된 마두로담의 전통을 최대한 보존하며 마두로담시의 미래상을 설계한다. 올해 마두로담시의회는 최대 역점사업을 마두로담을 세계무역 중심도시로 육성하는 것으로 정했다. 네덜란드의 국가목표와 일치한다. 마두로담에는 네덜란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고 있다.【마두로담=김현수기자】

◎암스테르담의 명물/알스미어 꽃시장의 경매장/1912년 첫문… 축구장 1백여개 규모/세계 화훼류 30% 공급… 연수출 17억불

 암스테르담 근교의 인구 2만2천여명의 작은 마을 알스미어에는 매일 꼭두새벽 세계 최대의 꽃 경매장이 선다. 하루에 거래되는 화훼류는 꺾꽂이 꽃이 1천6백만 송이로 전 세계 꽃시장에서 팔리는 화훼류의 30%에 달하는 분량이다. 경매장 홍보담당자인 디아나 반 데어 베스텐씨는 『도쿄의 장미꽃, 베를린의 백합, 로마의 카네이션 값이 같은 날 아침 이 곳 알스미어에서 결정된다』고 자랑한다.

 1912년에 첫 문을 연 알스미어 꽃 경매장은 하나의 도시이다. 축구장 1백여개를 수용할 수 있는 연면적 71만의 건물이 방문를 압도한다. 이 건물 속에는 저온창고·은행·식당·이발소등 거의 모든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네덜란드 각지로부터 꽃을 가득 실은 트럭들이 몰려드는 자정부터 알스미어의 러시아워는 시작된다. 물을 채운 특수컨테이너에 담겨 도착한 꽃들은 저온창고로 옮겨져 밤을 지샌뒤 새벽 5시30분부터 엄격한 품질 검사를 받는다. 색깔이나 크기, 발육상태에 이상이 있는 꽃들을 가차없이 폐기된다. 금지된 농약을 사용한 꽃들도 경매에 나갈 수 없다. 품질검사실에서 일하고 있는 마리아 펠서씨는『반입량의 10%가 품질검사에서 솎아진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경매는 상오 6시30분 합격판정을 받은 꽃견본이 「트롤리」또는 「팔레 카트」라고 불리는 트레일러에 실려 5개의 경매실로 옮겨지면서 시작된다.

 트레일러가 경매실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경매실 전면에 부착된 대형 전자시계 안쪽 전광판에 생산농가 품종 품질 거래단위 가격등이 표시된다.

 가격을 표시하는 불빛이 적당한 액수를 나타낼 때 버튼을 누르면 된다. 일찍 누르면 비싼 값에 구매하게 되고 늦게 누르면 상품을 놓치게 되는 긴장된 방식인데도 경매참가자들은 보통시계를 보는 것처럼 흘낏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모든 정보를 단숨에 파악해 입찰가격을 결정한다. 

 1개의 경매실마다 5백명씩 2천5백명 정도가 참여해 이루어지는 알스미어의 꽃 경매는 소리없이 빠르게 진행돼 12시 이전에 모든 거래가 끝난다. 낙찰된 꽃이 포장돼 판매처로 떠나기까지의 시간이 3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알스미어 꽃 경매장에 출하된 꽃들중 80%이상이 수출된다. 액수로는 연간 17억달러를 상회한다. 네덜란드에는 알스미어외에도 8개의 꽃 경매장이 있지만 알스미어가 세계 꽃시장의 중심지로 발전한 배경에는 교통의 요지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알스미어 꽃 경매장을 떠난 꽃은 30분도 채 안돼 인근 시폴공항에 도착한다. 그리고 몇 시간뒤에는 트럭에 실려 독일의 「아우토반」 프랑스의 「아우토루테」이탈리아의 「아우토스트라디」등 각국의 고속도로를 달릴만큼 알스미어 꽃경매장의 운송속도는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수요와 공급을 조절할 수 있는 점도 알스미어 꽃경매장의 강점이다. 알스미어 꽃경매장에 출하하려는 농가는 1년전에 미리 꽃재배면적과 출하시기등을 포함한 출하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네덜란드의 거의 모든 꽃재배 농가가 환기·천장개폐·난방·물주기등 거의 모든 작업이 컴퓨터로 이루어지는 유리온실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날씨나 온도변화에 관계없이 계획서대로 출하하는 것이 가능하다. 꽃경매에 참가하는 바이어들도 구매계획서를 사전에 제출해야 경매참가가 허용된다.【알스미어=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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