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단막극 한날 한극장서 연속공연/양국 연극교류 일환… 비교평가 기회 한국과 일본의 단막극 두 편이 같은 날, 같은 극장에서 나란히 공연된다. 극단 현대극장(762―6194)은 9월8일부터 14일까지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이반 작, 조병진 연출의 「샛바람」을 공연한다. 이 공연이 끝난 뒤 곧바로 일본의 극단 낭만정이 다카도 가나메(고당요) 희곡, 연출의 「둔마」를 무대에 올린다. 관객은 각각 40여분 되는 연극 두편을 연속해 관람하게 된다. 언어소통을 위해 관객에게 대본을 미리 주고, 장면전환이 특징적인 곳에서는 자막을 깔아 언어가 다른 관객이 극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한일 연극교류의 하나로 이루어지는 이번 공연은 양국 문화를 넉넉한 거리에서 평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획된 것이다. 한일관계의 특수성 때문에 객관적인 평가가 불가능했던 한일 연극의 현주소를 관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때문에 10월 30일부터 7일 동안 도쿄 브레히트 소극장에서는 일본 관객을 대상으로 같은 형식의 공연을 할 예정이다. 「샛바람」은 6·25 전쟁 중 버려진 세 어린이가 배를 타고 바다에 가서 손으로 꽁치를 잡으며 놀던 중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것이다. 어린이와 놀이라는 두 가지 소재를 통해 전쟁의 참상과 순수한 동심을 그려내고 있는 작품이다. 대사보다는 동작을 통해 극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둔마」는 말타기 놀이를 하는 세 남자의 갈등을 중심축으로 인간의 이기심과 눌린 자의 저항을 그리고 있다. 성인 남자들이 가위바위보로 말을 정해 놀이를 하고, 한 사람은 모든 것이 자신과는 상관없다는 행태를 보이는 이 연극은 인간의 보편적인 욕망을 해부한다고 볼 수 있다.
한일 연극교류를 추진해온 이반씨는 『이번 공연에 참여하는 다카도 가나메씨는 창조적 소수라고 볼 수 있는 지식인이다. 무분별한 일본 대중문화 수입과는 다른 비판적인 지식인들의 교류가 우리에게도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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