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8개월만의 재등장 “역시실세”/장선거후보 등 관련 향후역할 주목 김영삼대통령의 최측근중 한명인 김덕룡의원이 17일 정치권의 전면에 복귀했다. 지난해말 정무1장관에서 물러난 뒤 8개월만에 복귀한 김의원을 두고 민자당내에선 『과연 실세는 실제』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서석재전의원의 당무위원 기용과 함께 이번 인사의 핵심이라는 평가도 들린다.
김대통령 집권초반 가장 강력한 실세로 등장했던 김의원이 지난해 장관직을 내놓을 때만 해도 여권내에선 낙마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기도 했다. 8개월 가까이 아무런 역할도 맡지 못하게 되자 그런 시각은 더욱 설득력을 얻는 듯했다.
그러나 김의원은 서울시지부장에 전격 기용됨으로써 구구한 억측을 완전히 불식시켰다. 서울시지부는 44개 지구당을 거느리는 초대형 시지부이다. 과거의 시지부위원장은 특별한 자리가 아니었지만 이제는 다르다. 민자당이 내년 지자제 선거등에 대비해 중앙당의 권한을 시도지부장에 대폭 위임키로 함에 따라 무게가 실리게 됐다. 공천심사에 참여하게 되고 각급 선거의 후보 추천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이런 자리에 재선인 김의원이 임명됐다는 사실은 그가 화려하게 복귀했음을 말해준다. 단순히 자리차원이 아니라 민주계 전체의 향후 구도와도 맞물려 있다는 확대해석이 가능하다. 때문에 일각에선 김의원의 임명이 다른 중진들과 함께 「수업」의 의미를 담고 있거나 내년 서울시장선거의 후보문제와 직접 관련된 것일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물론 김의원의 서울시지부장 기용은 민자당이 내년 지자제선거에 총력을 다하기 위해 당체제를 정비하는 과정중 하나이다. 지난 8·2보선에서 참패를 맛본 민자당으로선 새 선거법을 가지고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자면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다. 따라서 누구보다 김대통령의 의중을 잘 아는 김의원을 다시 전면에 내세웠고 그만큼 김의원 개인에게는 정치적 기회가 부여된 셈이다.
김의원의 복귀는 외부에 비친 것과는 달리 민주계내에서 오래전부터 논의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장관직을 물러난 뒤에도 박관용청와대비서실장 최형우내무장관 서석재전의원등 핵심실세들과 꾸준히 접촉하며 막후역할을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인민외교학회 초청으로 지난 16일부터 북경을 방문중인 김의원은 오는 20일 귀국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민주계 핵심인사들이 모두 전면에 나선 새로운 환경속에서 김의원이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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