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유럽 「플루토늄 공포」 확산/4개월새 4차례 독서 밀반입 적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유럽 「플루토늄 공포」 확산/4개월새 4차례 독서 밀반입 적발

입력
1994.08.18 00:00
0 0

◎핵폭탄 12개분 70㎏ “매물대기”/통제력 상실한 러서 유출된듯/테러단체 핵무장우려론 서서히 대두 유럽대륙이「플루토늄 공포」로 전율하고 있다.

 최근 독일에서 플루토늄 밀반입이 연쇄적으로 적발되면서 테러단체나 불순분자들의 핵무장이 현실로 다가왔다는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지난 4개월간 4차례나 적발된 독일의 플루토늄 밀반입기도는 핵에대한 국제사회의 통제고삐가 그만큼 풀려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입증하고있다.

 독일 연방정보기구(BND)의 첩보에 의하면 유럽 암시장에만 적어도 12개이상의 핵폭탄을 제조할 수 있는 플루토늄 70㎏이 나돌고있는 것으로 관측되고있다. 플루토늄을 포함한 핵물질및 장비의 반입기도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있다. 최근 슈피겔지의 통계에 의하면 지난 90년에 4건을 기록했던 핵물질관련 적발건수는 91년 41건, 92년 1백58건, 93년에는 2백41건으로 폭증해왔다.

 아직까지는 암시장에서 거래되다 적발된 플루토늄의 양이 최대 3백g에서 최소 2g에 불과, 1개 핵폭탄 제조에 소요되는 5㎏분량이 한번에 거래된 적은 없다. 하지만 소량의 g단위라 하더라도 특정지역의 상수원을 오염시킬수 있는 치명적인 위력을 지니고 있다. 더구나 일부 불순세력이나 국가가 핵무기를 만들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필요한 플루토늄을 모을 수 있는 암시장이 이미 형성돼 있기때문에 어렵지 않다는게 국제경찰기구(인터폴)의 분석이다.

 독일이 특히 유럽 핵물질 암거래의 주무대가 된 배경은 독일 사법제도의 난맥상때문. 독일은 법으로 수사관이 핵물질구입자로 위장해 밀매조직에 접근할 수 없도록 규정돼있기때문에 밀반입자들이 활개를 칠 수 있다는 것이 최근 체포된 한 밀수입자의 고백이다.

 유럽 핵공포의 진앙지는 러시아를 포함한 독립국가연합(CIS)국가들. 심각한 경제난과 정치불안으로 핵물질 보안이 취약해 유럽암시장에 나온 대부분의 플루토늄이 CIS에서 유출된 것으로 서방측은 보고있다.

 이와 관련, 과거 체르노빌 원전사고 당시 현장 정화 작업의 책임자였던 러시아의 핵전문가 블라디미르 체르노센코는 17일 독일 주간지 보쉐에 실린 인터뷰에서 최근 독일 경찰이 적발한 사건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며 러시아 당국은 핵물질에 대한 통제력을 잃어가고 있어 서방이 나서도 이를 막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현재의 러시아 경제상황이 빨리 개선되지 못하면 외화획득 수단이나 구상무역 방식으로 핵물질 수출이 고위층에서 통제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 핵물질 밀매의 확산 우려를 더욱 짙게 했다.이를 입증하듯 러시아 보안부는 지난 5월 고농축우라늄을 해외로 빼돌리려는 범죄단을 체포했다.

 그러나 옐친정권은 독일등에서 최근 제기하는 러시아 핵유출설을 극력 부인하고있다. 오히려 『서방측이 러시아 핵무기에 대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음모를 꾸미고있다』고 반발, 독일과 외교분쟁을 일으키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은 단지 독일과 러시아의 외교마찰에 그치지않는다. 유럽 암시장에 상당량의 플루토늄이 매물로 나와있다면 테러조직 이외에 국가차원의 플루토늄 확보도 가능한 까닭이다. 이미 인터폴등 국제기구는 북한을 비롯해 이라크, 파키스탄, 리비아등을 플루토늄 구매희망국가로 지목하고 있다.

 이같은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있다. 이라크의 경우 지난 5월 독일경찰이 스위스국경지역인 텐겐에서 압수한 50g의 플루토늄을 구입하려 했으며 유럽에서 활동중인 두개이상의 회교원리주의 세력도 플루토늄을 구입, 핵무장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핵통제연구소(NCI)의 통계에 의하면 세계의 원전시설이 현재의 추세대로 계속 가동될경우 오는 2010년까지 5백50톤의 플루토늄이 생산될 전망이다. 이는 현존하는 핵무기의 2배를 만들수 있는 분량이다.【이상원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