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연 전국조사 마쳐… 내년 책으로/무용가 70여명 개별면담·실연통해 기록 문화재연구소는 최근 교방춤의 주요 절목에 속하는 한량무 입춤 검무에 대한 전국조사를 마쳤다. 무형문화재 조사연구사업의 하나로 92년도부터 시작된 이번 작업은 이매방 심화영 김덕명 장금도 등 전국 18개 지역의 전통무용가 70여명을 개별면담하고 이들의 실연을 기록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문화재연구소는 이번 작업에서 각각의 춤에 대한 학습내력, 춤의 구성, 춤사위, 장단, 춤옷, 춤도구 등에 관한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했다. 이로써 열악한 여건 속에서 사라져 가고 있는 우리 전통춤의 보존은 물론 전통춤의 전승계보 및 전승실태를 가늠할 수 있게 됐다.
또 이 조사를 통해 권번의 전국적 분포와, 전습되던 전통예능의 현황 등을 자세히 살필 수 있었다. 기생을 양성하는 일종의 「예술학교」인 권번은 이번 조사에서 궁중무용의 맥을 잇는 역할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권번은 조선시대의 교방청이 해체되자 유일하게 궁중무용을 전승하는 등 그 역할을 대신해온 사설 예술교습소라는 것이다.
교방이란 중국 당나라가 설치한 궁정무용 교습소로 우리나라에는 고려때 전래됐다. 조선시대에 이르러 중앙에서는 여락, 지방에서는 교방청으로 설치, 운영됐다. 교방춤은 바로 이 기관에서 전습되던 춤으로 한량무 입춤 검무이외에도 승무 살풀이춤 등이 포함된다.
한량무는 검정갓에 부채를 들고 도포자락을 휘날리며 추는 일인무로 빼어난 미적 형식을 갖춘 춤이다. 원래는 한량과 기녀 등 여러 사람이 등장하는 무용극 형식의 춤이었으나 일제시대부터 5인무, 2인무 등으로 변형됐다.
입춤은 형식의 제약을 받지 않고 자연스럽게 추는 춤으로 입으로 구령을 한다고 해서, 혹은 서서 춘다고 해서 입춤으로 부르고 있다. 또 칼을 들고 추는 검무는 황창랑무라고도 하는데 백제왕을 죽인 신라 화랑의 죽음을 슬퍼하며 추었다는 유래가 전해진다.
각각의 춤들은 같은 춤이라도 그 구성과 춤사위 장단 등이 지역별로 다양하다. 문화재연구소는 조사된 내용을 오는 95년 말 책으로 발간할 예정이다.【김철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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