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 서강대총장의 주사파폭로시리즈성 발언에 대해 야당인 민주당이 정치문제화했고 검찰이 조사채비를 하는등 파문이 확산되고있다. 박총장은 지난 달 19일 김영삼대통령과 대학총장들의 오찬석상에서 『학생운동권의 좌경핵심인 주사파의 배후에 김정일이 있다』는 첫 폭로발언을 했다. 그는 이어 해외여행중 일본에서 한 신문과의 회견을 통해 『북한의 장학금을 받아 공부해 교수가 된 주사파가 대학 내에 있다』고 폭로했다. 미국여행중에도 본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종교계와 언론계와 그리고 일부 야당에도 주사파가 있으며 그 숫자는 7백50명이나 된다』고 폭탄적인 폭로발언을 계속했다.
박총장의 주사파폭로발언은 횟수를 거듭할수록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것 같아 보인다. 그래서 우리는 이제 그의 주사파폭로발언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몹시 궁금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처럼 엄청난 사안들을 거침없이 폭로하는 것을 듣기가 겁이 나기도 한다.
벌써부터 우리 사회 일각과 특히 극렬좌경학생운동권에서 목격됐던 심상찮은 정황과 행태등으로 미뤄볼 때 주사파가 침투·암약하고 있다는 것을 많은 지식인들이 감지하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한 감지를 용감하게 폭로한 박홍총장의 용단에 찬사를 보낼 뿐 아니라 그가 나름대로의 증거를 확보하고 있으리라는데 추호도 의심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박총장이 폭로한 사안들은 너무나 중대한 것들이다. 교수·종교인·언론인·정당인 가운데 주사파가 그렇게 많이 침투해 있다면 그것은 정말 큰 일이라 아니 할 수 없다.
그들의 직업속성이나 사회적인 영향력을 감안한다면 주사파학생 수천 수만명보다 훨씬 무섭다고 봐야 한다. 엄청난 영향력 행사를 할 수 있는 주사파가 사회의 핵심조직에 침투해 있다는 박총장의 고발성 폭로를 그냥 들어 넘길 수는 없는 것이다.
공안당국은 의당히 박총장의 고발발언을 뒷받침할 단서를 제공받아 주사파를 색출하는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꾸물대고 있을 때가 아니다.
박총장도 마찬가지다. 대학의 총장이고 사제인 그가 일신상의 위협마저 당할 폭로를 함부로 했을 리가 없다. 그렇다면 이제 주사파에 대한 폭로발언 시리즈를 계속 수위를 높여 가면서 하는 것보다는 공안당국에 더 이상 폭로할 내용과 지금까지 폭로한 것에 대한 단서와 증거들을 제시함으로써 주사파를 발본색원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도리가 아닐까 한다.
아울러 「일부 야당」에 주사파가 있다는 박총장의 고발발언에 불쾌감을 드러낸 민주당의 입장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그의 폭로를 『악의에 찬 야당음해』라고 단정해 정치쟁점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박총장의 고발발언이 정치쟁점화하면 주사파색출과 소탕에 득이 될 것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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