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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물결 지구촌 또다른 기회/사공일(특별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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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물결 지구촌 또다른 기회/사공일(특별기고)

입력
1994.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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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숙명적으로 나라 밖으로 눈을 돌려 우리의 살 길을 찾을 수밖에 없다. 부존자원이 빈약하고 국토도 한정되어 있는 반면, 우수한 인적 자원은 풍부하기 때문이다. 오랜 일제 식민통치에서 벗어나 근대적 민족국가 형성 와중에 겪은 6·25등으로 인해 1948년 정부수립이후 1960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국제관계에 관한한 외국원조 수혜국으로서의 수동적인 처지를 면하지 못했다. 그러나 1960년대에 들어오면서 적극적인 대외지향적 개발전략을 채택하여 우리의 풍부한 인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시책을 펴기 시작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지난 30여년간 「한강의 기적」으로 불릴 정도로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룩한 것이다. 실제 우리는 오늘날의 선진제국들이 적어도 1백여년에 걸쳐 이룩한 정도의 경제발전을 단 한 세대에 이룩해 낸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중요한 사실은 우리가 수출주도의 대외지향적 개발전략을 선택한 1960년대초만 해도 남미 여러 나라와 인도등 많은 개발도상국들은 수입대체 위주의 대내지향적 전략에 매달려 있었을 뿐아니라 당시의 세계적 석학들도 이러한 개발전략을 적극 권장할 때였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1960년대초에 올바른 개발전략을 선택했고 다행히도 이러한 개발전략이 유리하게 전개된 세계경제여건에 힘입어 크게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경제개발과정에서 우리 경제는 상당한 「국제화」를 경험하게 된 것이 사실이다. 외국경제와 접할 수 있는 대외개방도가 크게 늘어났을 뿐아니라 외국의 자본과 기술, 그리고 사람과의 연계성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지난 30여년간 우리 경제의 1차적 국제화는 상당히 진전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는 또 다른 차원의 「국제화전략」이 필요하다는 소리가 높다. 다음 두 가지 측면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고 본다. 첫째, 오늘날 우리는 급변하는 세계경제여건 속에서 살고 있다. 컴퓨터와 정보처리기술, 인공위성과 광케이블등에 의한 통신기술등 소위 정보화 관련기술의 눈부신 발달과 함께 맞은 냉전종식으로 경제에 관한한 국경의 의미가 퇴색되고 「국경없는 경제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즉 기업들의 립지가 지리적인 거리나 인위적 이념의 장벽에 크게 구애받지 않게 됨에 따라 세계경제는 소위 「깊은 통합」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세계시장에서 기업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한 세계적 기업의 각종 경영혁신과 다양한 전략적 제휴노력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전후 상당기간 국제경제질서를 주도해 온 미국경제의 상대적 약화와 냉전종식으로 기존 국제경제질서 또한 재편될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실제 오늘날 우리는 우루과이 라운드(UR) 종결과 세계무역기구(WTO)의 창설결정, 유럽연합(EU)의 강화, 아·태경제협력(APEC)포럼의 활성화, 북미자유무역지역(NAFTA)의 확대등 다자주의와 지역주의가 복합적으로 전개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크게 달라진 국제금융시장 여건을 감안한 국제통화제도의 개편에 관한 논의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을 뿐아니라 세계경제의 깊은 통합에 상응하는 국제규범을 환경, 근로조건, 기술정책, 경쟁정책, 정부구매등 새로운 분야에 걸쳐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화되고 있다.

 이렇게 숨가쁘게 변화하는 지구촌 속에서 살 길을 찾아야 하는 우리로서는 무엇보다 먼저 변화의 핵심을 신속히 파악하고 적절히 대응할 뿐아니라 이러한 변화를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활용할 줄 아는 지혜와 능력을 길러갈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오늘날 모두가 외치는 국제화전략의 핵심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본다. 따라서 정책담당자와 기업인들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우리 국민 모두의 국제적 안목과 국제감각, 그리고 남을 이해하고 또 함께 일할 줄 아는 자세와 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홍보, 연수 관련시책을 체계적으로 마련하는 것이 우선 급한 일이라고 본다.

 이 시점에서 이러한 국제화전략이 필요한 또 다른 이유는 지난 30여년간 이룩한 우리 경제의 성공 바로 그것이다. 이제 우리는 신흥공업국의 선두주자로서 선진국 진입의 문턱에 와 있다. 여기서 선진국으로 발돋움한다는 뜻은 기존의 선진제국과의 경쟁에 맞설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오늘날 선진제국이 만들어 내는 고급기술 내지 두뇌집약적인 고부가가치 제품과 서비스를 우리가 더 잘 만들어내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필요로 하는 기술과 경영기법을 가진 외국기업을 수용하고 활용할 수 있는 지혜와 능력을 기르는 일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 오늘날의 세계화추세는 우리에게 주어진 큰 도전인 동시에 값진 기회인 것이다.

 우리는 1960년대초에 이미 경제개발을 위한 1차적 국제화전략을 선택하여 크게 성공했다. 우리의 이러한 성공은 오늘날 많은 후발개도국들과 전사회주의국가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앞으로 30여년을 지난 시점에서도 오늘 우리가 선택한 한 단계 더 높은 차원의 국제화전략으로 남들의 부러움을 살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지혜를 모을 때이다.<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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