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용1기 “광복 없었으면 모두 죽었을것”/“죽기전에 고향에서 통일잔치 열자” 다짐 『이 땅에 광복이 없었다면 우리는 모두 죽었을 것입니다. 8·15는 그래서 갑자생들에게 제2의 생일입니다』
1924년 갑자생중 함남 북청출신 인사들의 모임인 갑자회(회장 장준협) 회원 52명이 15일 낮12시 서울 힐튼호텔에서 합동고희연을 가졌다. 이들의 70년 생애는 바로 우리나라의 파란만장했던 현대사의 축소판이다.
갑자생들은 일제 때인 43년 일본군 징용 1기로 끌려가 만주와 남양군도등에서 간난의 세월을 보냈다. 6·25전쟁 때는 동갑내기들끼리 총부리를 겨눈 비극등으로 점철된 고난의 삶을 꾸려왔기 때문에 이날 인생의 황혼을 맞은 합동고희연의 감회는 남달랐다.
회원들은 82년 11월 비슷한 인생역정과 공통된 경험등을 공유하기 위해 갑자회를 결성했다. 초창기 회원이 1백20여명에 달했으나 지금은 80여명으로 줄어 세월의 무상함을 실감하고 있다.
이들은 고향선배인 이준열사의 명언으로 4백70여 후손들에게 인사를 대신했다. 『땅이 크고 인구가 많다고 큰 나라가 아니라 땅이 작고 사람이 적어도 훌륭한 인물이 많이 나온 나라가 위대한 나라입니다』
합동고희연은 3부에 걸쳐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4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회원들은 자신들의 삶을 회고하느라 지그시 눈을 감았고 후손들은 뼈에 사무치는 교훈과 당부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느라 시간가는줄 몰랐다.
북청 고유의 민속놀이인 북청사자놀이공연이 초청예술인들의 도움으로 회원들과 후손들에 의해 펼쳐져 더욱 흥을 돋우웠다. 회원들은 헤어지면서 손을 꼭 잡은채 『죽기 전에 고향인 북청에서 통일잔치를 열자』고 다짐했다.【정덕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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