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파국 방치 엄청난 경제손실/「노조진빼기」소극자세 벗어나야 현대중공업 노사분규가 15일로 53일째를 맞았다. 그러나 노사간의 대화단절로 자율해결의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은 채 노사양측과 국가경제에 엄청난 피해가 가중되고 있어 국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 노사는 7월23, 24일의 시한부협상이 결렬된 이후 재협상이 단절된 채 서로 「선직장폐쇄 철회」와 「선전면파업 철회」를 요구하며 장기 소모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인데도 정부는 일관되게 자율타결원칙만 강조하며 수수방관하는 양상이어서 오히려 사태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현대중공업 지원사업부 소속 노조 대의원 27명중 23명이 12일 파업종결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15일에는 중장비사업부 기술지원팀 조합원 27명이 조합원 7백49명중 3백2명으로부터 『무모한 소모전에 불과한 집행부의 파업지침에 더이상 동참할 수 없다』는 내용의 성명서에 서명을 받아 노조 집행부에 전달하는등 노조내부에서도 정상조업복귀를 요구하고 장기파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간다.
한편 회사측은 이날 「파업·직장폐쇄 동시철회」를 제안, 노조의 의사타진에 들어갔는데 이 기회에 노사 양측이 적극적인 대화를 펴 한시빨리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소리가 안팎에서 크게 울려나오고 있다.
이와함께 그동안 「노조의 버릇고치기」 「장기 고사작전」의 틀에 너무 과도하게 매달려 사실상 방관자적 입장을 견지해온 정부당국이 이제는 「대국」을 위해 적극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될 것이라는 여론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6월24일부터 시작된 노조의 쟁의행위로 현대중공업은 15일 현재 매출손실 4천1백59억원, 수출피해 2억8천만달러, 그리고 5억달러 상당의 텍사코 석유회사의 석유생산설비를 수주하지 못하는등 파업 이후의 수주실패액 7억5천만달러를 기록했다. 1천5백여 협력업체 매출손실 1천3백79억원을 포함하면 총 피해규모는 1조3천7백78억원에 이른다는 것이 회사측 추계이다.
이는 노조가 1백28일간 장기파업을 벌였던 88년12월∼89년4월까지의 총 매출손실 1조4백억원을 이미 넘어선 피해규모다.
또 12월 인도예정인 LNG선박은 늦어도 지난 10일부터 작업에 들어가야 정상인도가 가능하지만 노조의 점거농성으로 작업이 불가능해 회사측은 위약금과 보험료 등으로 2백27억원을 추가로 물어야 한다. 조합원 역시 「무노동 무임금원칙」에 따라 15일 현재 1인당 평균 급여손실액이 90만원이나 되고 이달말까지 하계휴가를 가지 않을 경우 단체협약(제52조)에 의해 자동으로 취소되는등 노사간의 대화단절과 정부의 「노조 장기고사작전」에 따른 안일한 대처로 노사는 물론 국가경제에 큰 피해만 초래하고 있다.【울산=정재락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