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지」·「브레히트와 친구들」2권 미서화제/“사회주의 문예이론가”부각/“인생·이론 모두에 사기성” 독일의 극작가이며 문학이론가인 베르톨트 브레히트(1898∼1956년)의 삶을 정반대로 파악한 책들이 미국에서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독일에서 발간된 지 20년만에 영역된 「일지」(영어명:JOURNALS·루트리지간)는 「이상주의적인 사회주의 문예이론가 브레히트」를 부각시킴으로써 60년대 미국의 반문화(혹은 청년문화)를 주도했던 장년층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반면에 메릴랜드대 비교문학교수인 존 프에지가 쓴 전기 「브레히트와 친구들」(영어명:BRECHT AND COMPANY·그로브 프레스간)은 브레히트를 야바위꾼, 사기꾼으로 평가절하시킨다.
「일지」는 브레히트가 반나치즘 운동과 사회주의 문예이론가로 이름을 날리던 38년부터 55년까지 자신의 삶을 기록한 것이다. 본인이 일기 또는 메모 형식으로 정리한 것인만큼 자신을 옹호하는 입장이 두드러진다. 동독으로의 이주, 소련의 동구 지배 묵인, 루카치와 논쟁등 미묘한 사안에 대해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다.
그는 1933년 히틀러가 정권을 잡자 덴마크로 망명했으며, 서서히 자신의 서사극 이론을 발전시켜 나간다. 일급 문사로 활동하던 그는 독일이 분단된 뒤 동독을 선택했다. 「일지」는 이 모든 것을 문사 브레히트의 고뇌로 서술하고 있으며, 문학과 사회를 연결하는 고리로 드러나고 있다.
「국제 브레히트 연구회」의 창립자이며 메릴랜드대 비교문학교수인 존 프에지의 「브레히트와 친구들」(그로브프레스간)은 브레히트의 삶과 이론은 사기성이 농후하다고 비판한다. 그는 알코올중독자였으며 매우 신경질적이었고 자살을 기도하기도 한 정신질환자였다는 것이다. 여러 여자들과 바람을 피우기도 했다. 자신과 사귀던 여성노동자 스테핀이 결핵으로 죽어가는데도 돌봐주지 않고 내버려뒀다. 그의 대표작인 「서푼짜리 오페라」는 존 게이의 「거지 오페라」를 참조한 것이 아니라 거의 베꼈다고 비난한다.
뉴욕타임스는 3쪽에 걸쳐 브레히트의 책을 소개한 뒤 『두 권의 책이 브레히트를 회고하게 하고 또 그의 이론에 대한 논쟁을 일으킬 것』이라고 끝을 맺고 있다.【이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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