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안빠진 「특별사찰」 엇갈린 답변/방사실「봉인」 북 “완전폐쇄 아니다”/교환기구·합의문 명칭 번역 상이 북미 3단계 고위급 회담 합의내용중 중요사항 몇개에 대해 남북한과 미국 3자간에 미묘한 해석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차이는 단순히 영문번역상의 문제를 넘어 각자의 이해관계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합의이행 과정에서 갈등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 북한의 과거핵 규명의 관건인 특별사찰 부분이다. 특별사찰에 관한 사항은 북미 양측이 발표한 합의문 내용에는 직접 포함되지는 않았으나 양측대표들은 합의문발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엇갈린 답변을 했다.
갈루치미국대표는 『이번 회담에서 특별사찰이라는 개념에 대한 원칙적인 합의가 있었다』면서 『북한이 특별사찰에 동의하기 전에는 경수로는 제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특별사찰이 경수로제공의 전제임을 명백히 했다.
물론 우리 정부도 미국의 해석과 같은 입장이다.
그러나 강석주북한대표는 『현단계에서 특별사찰을 인정해 본 적도 없고 인정할 생각도 없다』고 말해 전혀 견해를 달리했다.
합의문 내용중에도 해석이 엇갈린 대목이 많다. 핵연료재처리 시설인 영변의 방사화학실험실의 처리문제가 대표적인 예다.
합의문 1항은 『북한은 경수로와 대용에너지 제공조치에 대한 미국의 담보를 받는 대가로 흑연감속로건설을 동결하고 재처리를 하지 않으며 방사화학실험실을 「봉인」하고 국제원자력기구의 감시하에 둔다』고 되어 있다. 북한은 이를 방사화학실험실을 완전폐쇄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봉인하고 사용치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반면 우리 정부는 방사화학실험실의 완전 폐쇄를 의미한다고 보고 있다.
또 앞으로 평양과 워싱턴에 교환설치하게 될 「DIPLOMATIC REPRESENTATION」에 대해서도 북한은 외교대표부로 해석, 의미를 격상시키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포괄적인 의미의 외교창구라고 설명, 한단계 낮춰보고 있다.
합의문 명칭을 북한측은 합의성명이라고 부르는 데 비해 우리는 합의 발표문이라고 해석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인데 영문표현은 「AGREED STATEMENT」이다.【이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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