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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노씨 침묵보다 정공법 선택/12·12검찰조사 수용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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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노씨 침묵보다 정공법 선택/12·12검찰조사 수용 배경

입력
1994.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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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기소상황 올수도” 위기감/자체 자료확보·공청회도 준비/청와대선 법률적 결정전 모종「정리」움직임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은 12·12에 대한 검찰의 서면조사에 대해 『거부할 이유가 없다』며 적극적인 수용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현재 휴가중인 최규하전대통령은 어떤 형태의 검찰조사에도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12·12수사의 열쇠를 쥐고있는 세 전직대통령중 12·12당시 보안사령관과 육군9사단장 신분이었던 전·노전대통령측이 최전대통령과는 대조적으로 검찰조사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5공과 6공으로 구분되는 전·노전대통령측은 이날 검찰의 서면조사방침이 발표된 후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물론 내심으로는 검찰의 서면질의 내용과 수사방향에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겠지만 일단 겉으로는 평상심을 유지하면서 유연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12·12당시 대통령자리에 있던 최전대통령이 참고인자격인 것과 달리 전·노전대통령은 피고소인이어서 심리적 부담은 더할 것으로 보인다.

 전전대통령측은 『그동안 잘못 알려진게 너무 많아 사실이 왜곡된 측면도 있다』며 『12·12의 진상을 밝히는데 공감한다』고 밝혔다. 노전대통령과도 미묘한 입장차이가 있는 전전대통령측은 특히 『고소·고발인인 정승화 장태완씨의 주장만 보도돼 진상이 잘못 알려져 있다』고 불만을 표시한 뒤 『검찰이 진상을 밝힌다는데 이의가 없다』고까지 말하고 있다. 이미 국회청문회를 통해 해명했지만 이번 검찰조사를 계기로 자신의 정당성을 다시한번 부각시키겠다는 속셈과 계산을 드러내보이고 있다. 전전대통령의 법률자문을 맡고 있는 이량우변호사는 『이제까지 잘못 알려진 부분을 해명하고 명확한 역사평가를 위해 검찰조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변호사는 검찰조사의 핵심으로 볼수 있는 12·12의 위법성여부에 주목, 『12·12는 10·26의 수사연장선상에서 혐의가 있는 정승화계엄사령관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것이며 그후 병력출동과 관련된 불행한 사태는 정계엄사령관측의 불법적 수사방해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전대통령측도 5공쪽과 같이 검찰조사에 응한다는 자세이다. 노전대통령측은 외면적으로는 전전대통령측보다 다소 소극적이기는 하지만 내면적으로는 똑같이 단호한 입장이다. 노전대통령의 한 측근은 『12·12에 대한 진상규명차원에서 검찰의 서면조사에 답변하겠다는 것이 노전대통령의 생각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노전대통령측은 13대 대선과정에서 12·12에 대한 진상과 입장이 검증됐으므로 검찰조사에도 떳떳하게 응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서 노전대통령측은 12·12자체를 『13대 대선때 공개적으로 국민적 심판을 받은 사항』이라고 의미부여하고 있다.

 전·노전대통령은 지난해 율곡감사때도 간접조사를 받은 경험이 있다. 그러나 이번 검찰조사는 기소여부가 걸려있는 만큼 5·6공의 어깨를 누르고 있다. 지난 6월25일 서로 등을 돌린지 6년4개월만에 화해의 악수를 나눈 것도 검찰수사를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두 연희동측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자체자료를 미리 확보해두는 한편 검찰수사결과가 불리하게 나올 경우 공청회를 열어서라도 정면돌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청와대는 전직대통령에 대한 검찰조사가 끝나면 법률적 결정이 나오기전에 여권핵심부가 이 문제에 대해 뭔가 정리를 해야한다는 분위기이고 실제로 이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고위관계자는 『김영삼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 정리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검찰이 고소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이므로 지금 뭐라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고 말하면서도 『일단 조사가 끝나보아야 하는것 아니냐』고 여운을 남겼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대통령이 12·12에 대해 「쿠데타적 사건」이라고 개념규정을 하고 역사의 판단에 맡기자고 한만큼 검찰이 일도양단식의 법률적 매듭을 짓기에는 미묘한 점이 있다』며 『따라서 여권핵심부가 김대통령의 개념규정에 따라 이번 사건에 대한 검찰의 결정전에 정리를 할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밝혔다.【장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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