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상황 적극대처/모종 “의지천명” 예고/“신 공안정국 조성”에 정면대응 언급/김상현고문 행보 경고도 포함될듯 이기택 민주당대표는 12일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정국에 대한 당의 입장과 진로를 밝힐 예정이다. 이번 기자간담회는「8·2보선」직후인 지난 4일 밝혔던 정국구상의 골격아래 향후 이대표의 행보를 구체적으로 가늠해볼 수 있는 첫번째 잣대가 된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관심을 끌고 있다. 또 간담회는 이대표가 14일까지 일정으로 하계휴가를 보내던중 남은 일정을 취소하고 자청한 것이어서 당내에 일말의 긴장감마저 감돌고 있다.
이대표의 측근들은 『그동안 보선과 휴가로 인해 정국상황에 느슨하게 대처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그만큼 당안팎의 상황이 심상치 않고 따라서 앞으로 적극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측근들은 또 이대표가 제1야당 대표로서 어느 특정이슈에 치중하지 않고 정국 전반의 문제들을 두루 짚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확대재생산기미를 보이고 있는 「공안정국」에 대한 우려와 경고, 남북관계 및 북한핵문제에 대한 입장피력, 야권통합과 당기강확립의지 재천명등이 모두 포함된다는 것이다.
이중 이대표가 가장 무게를 싣고 있는 대목은 공안정국문제이다. 조문파문이후 이 문제에 관한 한 정면대응을 자제해 왔지만 불과 며칠 사이 이부영최고위원의 국가보안법위반사건 재판과 범민족대회추진본부 간부들에 대한 구속등 직접 민주당의 목을 조이는 공안성 사건이 연이어 돌출, 더이상 이를 좌시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이다. 또 공안정국은 민주당이 추진중인 재야와의 통합에 걸림돌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것이 이대표를 당무에 조기 복귀하도록 만든 직접적 동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간담회의 목적은 당내문제에 대해서도 중요한 복선을 깔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방순회 대의원접촉에 이어 지난 9일에는 김동길 박찬종신민당 공동대표와 오찬회동을 갖는등 계속 이대표의 신경을 건드리고 있는 김상현고문에 대한 대응카드의 성격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고문의 활발한 행보로 차기 당권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하는 와중에도 이에 연연하지 않고 정국상황을 총론적으로 언급하는 이대표의 의도를 유의해 볼 필요가 있다는게 이대표측의 주문이다.이와 관련,문희상대표비서실장은 『이번 간담회의 중요한 메시지는이제부터 큰 정치를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실장은 『이를 위해 이대표가 정기국회가 끝나는 12월까지 당권문제를 거론하지 말자는 제안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이대표가 김고문에 대해 맞대응을 하지 않고 대표의 위상과 이미지를 제고하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차기 전당대회에 대비하겠다는 암시로 해석될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는 『앞으로 당을 책임지는 대표로서 당의 기강을 해치는 일은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김고문을 향한 강력한 경고도 포함돼 있다. 이에따라 이대표와 김고문, 각 계파간의 차기당권을 둘러싼 경쟁양상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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