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먹는 기쁨」이 있어야 완벽하다. 맛난 음식이 있기에 눈에 보이는 산과 바다가 아름답고 몸을 의탁한 잠자리가 편안하다. 올 여름 막바지 휴가철에 다행히 보석같은 쉴 짬을 얻었다면 전국의 이름난 별미집을 찾아 여행의 또다른 즐거움을 느껴보면 어떨까.
뭐니뭐니해도 맛의 고장은 호남. 산 강 바다를 고루 갖춰 싱싱한 재료가 풍부한데다 음식 만드는 정성도 남달라 별미집이 집중돼 있다.
물 맑은 섬진강을 따라 곡성에서 구례쪽으로 구비구비 시골길을 달려가다 보면 보성강이 합쳐지는 곳에 하얀 백사장이 펼쳐진다. 여기가 참게 주산지인 곡성 압록유원지. 조선때 진상품목이었다는 이 곳 참게에 메기를 넣고 끓여 낸 탕은 소문난 이 지역의 별미다. 특히 용궁산장(0688―62―8346)의 참게탕은 궁중요리법대로 만들어져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부안 앞바다 계화도의 백합조개하면 껍질이 얇고 윤기가 나는 명품으로 유명하다. 이 백합으로 만든 죽 구이 탕등은 술안주로 애주가들에게 인기 만점. 부안읍내에서 15년간 장사를 해온 백합식당(0683―84―0375)이 소문난 집이다.
영광 굴비의 원조 부안 명성식당(0686―356―2172), 1백% 한우갈비만 내놓는 담양 신식당(0684―82―9901), 현재의 전주비빔밥을 있게 한 40년 전통의 전주 한국집(0652―84―0086)등도 미식가들에게 잘 알려진 호남의 별미집이다.
강원지방으로 올라가면 산골의 재료로 투박하게 만든 먹거리들이 많다. 정선의 칼국수인 콧등치기국수도 소박한 맛이 일품인 음식. 메밀로 만든 국수가락이 하도 쫄깃해 입으로 빨아들일 때 콧등을 친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정선읍내의 농가(0398―63―3340)라는 음식점이 전문점이다.
일출을 본 뒤 배를 채우기에 제격인 양양 낙산5호집(0396―672―4400) 전복죽, 오지의 나물을 맛볼 수 있는 하진부 부일식당(0374―35―7232) 산채된장백반도 먹는 기쁨을 누리기에 충분한 음식. 춘천 삼밭골막국수집(0361―242―1702), 평창의 평창송어양식장(0347―32―0505)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맛도락의 명소들이다.
풋풋한 인심이 음식맛에도 배어있는 충청지방에서는 10가지 맛이 난다는 충주 장수추어탕집(0441―44―1274)의 왕우렁이찜, 돼지의 위를 삶아내는 단양 맛나식당(0444―22―3380)의 오소리감투두루치기, 흑염소를 불고기 곰국 등으로 조리해주는 부여 홍산농원(0463―32―1332)의 염소요리, 토종닭에 엄나무를 넣어 끓이는 음성 신토불이집(0446―72―8821)의 엄나무닭백숙등 보양식이 유명하다.
서산 오뚜기횟집(0455―62―2708) 큰새우구이, 보은 신라식당(0433―44―2869) 된장찌개백반, 제천 수산농원(0449―44―0023) 송어회무침도 추천할 만하다.
영남지방에서는 영덕 미보식당(0564―33―4029) 영덕대게,영천 영천댐농원(0563―31―6901) 잉어찜, 달성 현풍박소선할매집(053―614―2143)의 곰탕, 고성 남경식당(0556―73―2605)의 붕장어회가 널리 알려져 있다.
경기지방에서는 양평 서종가든(0338―73―6035) 두부전골, 여주 봉진막국수집(0337―82―8300) 막국수, 안성 안일옥(0334―675―2486) 곰탕이 맛있고 제주에서는 모슬포항 항구횟집(064―94―2254) 자리돔회가 별미이다.【이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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