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부기장 다른 조종간 당겨”【제주=박천호·박희정기자】 대한항공 2033편기 사고를 조사중인 합동수사본부는 11일 사고가 조종사의 실수에 의한 것으로 보고 관련자들을 집중 조사중이다.
합동수사본부가 이같이 보는 이유는 기장과 부기장 모두가 정상 착륙지점을 벗어난 지점에서 착륙한 것을 시인하고 있고 착륙당시 두 사람이 서로 달리 조종간을 조작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기장 베리 우즈씨(52·캐나다인)는 수사본부에서 『순간적인 돌풍현상으로 비행기가 최초 착지점을 지나쳤으나 착륙이 가능하다고 판단해 착륙을 강행했다』고 밝혔다. 우즈씨는 이어 『비행기가 미끄러지는 순간 자동제동장치가 작동치 않아 수동으로 전환하려는데 부기장이 조종간을 잡아당기며 이륙을 시도, 기체 앞 머리가 치솟으며 활주로를 이탈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찬규부기장(36)은 『정상 착륙지점을 지나쳐 「이륙하자」고 두차례 소리쳤는데도 기장이 무리하게 착륙을 시도해 심한 바운딩(튕김) 현상을 줄이려고 조종간을 당겼을 뿐 이륙을 시도하지는 않았다』면서 『조종간을 당긴 상태가 지속됐기 때문에 제동에 지장을 줬을 가능성은 있다』고 진술했다.
두 사람은 사고당시 『시계가 나빴고 돌풍이 불어 착륙이 어려운 상황이었으며 지정 착지점을 1.2∼1.5㎞가량 넘어갔다』고 일치된 진술을 했다.
한편 관제를 맡았던 제주공항 이상동관제사(34)는 시계가 나빴고 돌풍이 불어 착륙이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두 사람의 진술에 대해 『당시 시계 5천m, 평균풍속 초속 19노트(9.5m), 순간 최대풍속 초속 37노트(18m)로 정상착륙이 가능해 착륙허가를 내렸다』고 말했다.
수사본부는 착륙 후 자동제동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기장의 주장에 따라 기체결함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키로 했다.
수사본부는 다음주 초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나 최종적인 사고원인은 비행기록장치(FDR)판독이 끝나는 내달 중순께나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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