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의거자와 교환 사리 안맞다” 역공/일단 「접점」은 형성… 북동의 회의적 국제사면위원회의 북한인권실태 보고이후 남북한간에 「인권공방」이 가열되면서 미전향장기수와 납북 억류자들간의 맞교환이 성사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은 11일 조선적십자중앙위 대변인 기자회견을 통해 함세환·김인서씨등 미전향장기수들을 『무조건 즉각 송환하라』고 요구하면서 『미전향장기수들과 의거입북자 문제를 대치시켜 들고 나오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북적대변인 회견은 우리측이 곧 남북적십자회담 재개를 제의하면서 납북자문제를 본격 거론하고 나올 것에 대비, 김을 빼고 역공세를 취하기 위해 나온 것이라는게 정부측의 분석이다.
지난달 30일 국제사면위가 「승호리 정치범수용소」실태를 폭로, 고상문씨등 납북자문제가 현안으로 부각된뒤 북한은 3차례에 걸쳐 반응을 보여왔다. 우선 지난 3일 조선인권연구협회라는 단체 명의로 성명을 발표, 정치범수용소의 존재를 부인했고 지난 9일에는 고상문씨와 독일대사관 노무관으로 근무하다 납북된 것으로 알려진 유성근씨를 차례로 방송인터뷰에 등장시켜 납북사실을 부인하기 위한 「강요된 물증」을 제시했다.
이때까지의 북한측 반응은 수세적인 것. 더욱이 북한이 정작 인권실태를 폭로한 국제사면위에 대한 언급은 일체 삼간채 우리측에 대해서만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있으며 방송매체도 대남전용방송인 평양방송을 이용해 왔다.
11일 중앙방송을 통해 보도된 북적대변인 회견은 다시 미전향장기수 문제를 들고 나오면서 적극적인 공격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남북한이 서로 적십자를 통해 상대측의 「인권」을 공격하면서 북측은 미전향장기수, 남측은 납북자를 각각 송환하라고 요구해 일직선상에서 접점이 생기는 모양이 형성돼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일각에서는 미전향장기수와 납북자들의 맞교환 가능성이 다시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미전향장기수는 현재 70여명이 생존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인모씨송환이후 북측이 송환을 요구해온 사람들은 함세환·김인서씨와 91년 사망한 장기수 김병준씨의 딸 지현씨등. 납북자 4백40여명중 우리측이 송환노력을 우선 기울이고 있는 대상은 고상문씨와 가장 최근에 납북된 제27동진호 선원 12명이다.
우리측에서는 납북자 송환에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는 원칙에 입각, 고씨등을 돌려받을 경우 함씨등을 북송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북한측이 이에 상응하게 고씨등을 송환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도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맞교환이 이루어질 경우 북한측이 받는 부담이 남측에 비해 훨씬 클 것』이라며 『고씨등을 돌려받기 위해서는 미전향장기수 외에 몇가지의 대가를 더 주어야 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분석했다.【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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