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등 9명 부상【제주=허태헌·박희정·박천호기자】 10일 상오11시24분께 승객 1백52명과 승무원등 1백60명을 태운 대한항공 2033편 A300―600R여객기(기장 베리 우즈·52·캐나다인)가 제주공항에 착륙하다 활주로를 벗어나 공항보안시설(울타리)에 부딪쳐 화재가 일어나며 폭발, 전소됐다. 그러나 충돌직후 승객들이 승무원들의 지시에 따라 질서있게 신속히 대피해 정귀진씨(48·서울 마포구 상암동28의11)등 승객 8명과 부기장 정찬규씨(36)등 9명만 부상, 대형참사를 면했다.<관련기사 26·27면>관련기사 26·27면>
사고 비행기는 상오10시7분께 김포공항을 떠나 11시10분께 제주상공에 도착했으나 태풍 「더그」의 영향으로 바람이 강해 공중을 몇바퀴 선회하다 착륙을 시도했다. 동서활주로에 착륙하는 순간 강한 바람으로 기체가 3백여m 밀려가자 기장은 재이륙을 시도했으나 활주로를 1백50여m 이탈해 공항보안시설과 충돌, 엔진부분에서 불이 났다.
충돌직후 승객들이 승무원의 도움으로 4분여만에 모두 탈출한 뒤 사고기는 5분여 간격으로 10여차례 폭발, 기체가 동강나면서 전소됐다.
기장 베리 우즈씨는 『착륙순간 강한 뒷바람을 맞아 기체가 미끄러져 재이륙을 시도하던중 기체가 활주로를 벗어났다』고 말했다. 승객 김진왕씨(36·서울 노원구 상계동 주공아파트)는 『뒷바퀴가 쿵하고 활주로에 닿는 순간 기체가 청룡열차처럼 요동치며 밀려가다 멈춰섰다』고 말했다. 사고당시 제주공항에는 순간최대풍속 초속 18m의 강풍이 불었고 많은 비로 활주로가 미끄러운데도 착륙이 허가됐다. 교통부는 사고기가 길이 3천m인 활주로 진입부분에서 2천m지점에 처음 착지한 점으로 보아 조종사의 실수로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비행기록장치(FDR)와 음성기록장치(CVR)를 판독중이다.
한편 지난 4월26일 대만 차이나항공소속의 A300―600여객기도 나고야공항에 착륙하다 폭발, 2백64명이 사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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