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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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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2보선」결과를 두고 여당인 민자당은 특히 심한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다.선거패배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당내 여론 때문이었다. 1주일이나 끌어 온 그 진통은 김영삼대통령과 김종필대표간의 8일 주례회동을 계기로 일단락 되었다. 의석 2개보다는 공명선거가 훨씬 더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그 결론에 따라 책임을 묻는 인사는 하지 않기로 했다. 비록 2개밖에 안되지만 의석을 잃는다는 것은 정당으로서는 참기 어려운 고통이다. 이왕이면 공명선거도 성공시키고 의석도 모두 차지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마음대로 안되는 게 정치요 선거인 모양이다. 다만 민자당의 보선결과 정리를 지켜보면서 느끼는 것은 공명선거와 선거패배간의 함수관계다. 패배원인이 공명선거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새선거법 때문이었느냐 하는 것이다. 민자당은 적어도 공식적으로는 그런 해석을 하지 않았지만 당내에 그런 분위기가 팽배해 있었던 것만은 사실이다. 소위 「여당 프리미엄」논이 바로 그것이다. 여당은 방대한 조직이 있고 그 조직을 가동할 수 있는 충분한 자금이 제공된다는 것이 바로 프리미엄이다. 거기다가 관의 도움까지 기대할 수 있는 것이 또한 여당 후보의 이점이라고 인식되어 왔었다. 심지어는 선거날짜를 택일하는 것도 프리미엄의 하나였다. 그러나 8·2보선에서 처음 적용된 새선거법은 이러한 여당의 프리미엄을 모조리 앗아갔다. 여당후보라고 해서 누리는 혜택이나 특권이 전혀 인정되지 않았다. 정정당당한 페어플레이였다. 선거가 끝난뒤 공정한 규칙을 지키느라 패했다고 한다면 이유가 되는가. 아직도 프리미엄에 연연한 나머지 그들 스스로의 손으로 통과시킨 새선거법을 탓하는 여당인사가 있다면 이제부터라도 정치를 그만두는게 나을 것이다. 야당이나 무소속후보보다 새선거법을 더 철저히 지키겠다는 개혁의지가 없으면 앞으로도 선거에서 계속 패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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