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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카드」로 가을정국 대비/김 대통령 「휴가구상」 구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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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카드」로 가을정국 대비/김 대통령 「휴가구상」 구체화

입력
1994.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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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발표 문민정부 새통일안 주력한듯/보선공명성 비중 재확인·UR 당주도 결론 김영삼대통령은 8일부터 하계휴가 후의 정상집무에 들어갔다. 김대통령은 이날 상오 이영덕국무총리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고 하오에는 김종비민자당대표로부터 당무보고를 받은데 이어 정재석경제부총리의 보고를 받았다. 김대통령의 이날 일정중 하계 정국구상의 일단이 드러난 것은 예상대로 김대표의 당무보고를 받는 자리였다.

 김대통령은 이 자리서 정가의 촉각이 모아졌던 당정개편문제에 대해 『그럴 계획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표도 당일각에서 당정개편론이 제기됐다는 얘기는 잘 못 전해진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3개 지역 보선이 민자당의 사실상 패배로 끝난 뒤 당쪽에서 당정개편 전망이 흘러나오자 이를 극구 부인했었다. 이날도 이원종정무수석은 김대통령과 김대표의 회동 전 이미 당정개편은 없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수석은 『지난번 보선의 공명성을 평가하고 따라서 그 결과와 관련된 당정개편은 없다고 말했던 것은 김대통령의 뜻을 반영한 것이었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여권 핵심부가 설령 8월말에 임시국회를 소집,UR비준동의안을  처리한 뒤 당정개편을 단행해 내년도 지자제선거에 대한 조기대비체제를 갖출 계획이었다고 해도 그것은 보선결과와 함께 사실 무망한 상황이 됐었다는 분석도 있다. 보선에서 패배는했지만 선거자체의 공명성을 강조하면서 선거혁명의 기틀을 이루었다고 평가한 마당에 그 결과를 놓고 당정개편을 하면 자가당착이 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이달말에는 당정개편이 없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더욱 주목되는 것은 UR처리를 위한 8월말 임시국회 소집문제다.

 김대통령은 이날 김대표에게 당에서 알아서 처리해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대통령과 김대표의 주례회동 전까지 이 문제에 대해 청와대는 소집강행, 당은 반대의 분위기였다.

 청와대는 UR비준동의안처리를 정기국회로 넘기면 야당이 추곡수매안 및 예산안등과 연계시킬 경우 문제가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보고 8월 임시국회 소집을 밀어붙여 왔다. 정기국회에서는 UR비준과 관련된 57개 부수법안처리에도 바쁘다는 주장도 동원됐다. 청와대로서는 빠른 처리를 원하는 정부쪽 얘기도 부담이 됐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반대하는 당의 입장 역시 나름의 논리를 지니고 있다. 야당이 반대하므로 어차피 8월 임시국회는 여당 단독으로 소집해 UR를 처리해야 하는데 그 경우 야당의 반발로 뒤이어 열릴 정기국회가 과연 제대로 굴러가겠느냐는 것이다.

 단독처리의 총대를 메야 할 국회의장이나 원내총무의 입장도 있다. 김대통령이 이날 당에 맡긴다고 했으니 당은 야당을 상대로 8월 임시국회에 들어 와 반대할 것을 일단 설득할 것으로 보이나 야당이 국회소집자체를 완강히 반대하면 정기국회로 넘길 가능성이 크다. 김대통령이 8월 임시국회를 반대해 온 당에 이 문제를 맡겼다는 것은 결국 안해도 된다는 얘기일 것이다.

 김대통령이 가을정국과 관련해 몰두하고 있는 것은 오히려 당정개편이니 임시 국회소집이니 하는「상투적인 정국돌파카드」가 아니라 남북문제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돈식청와대대변인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김대통령이 하계휴가지에서 제일 많이 보고를 받고 지시한게 통일부총리 외무장관 청와대비서실장 외교안보수석인데서 알 수 있듯이 남북문제 구상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전했다. 김대통령은 현재의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을 보완한 문민정부의 새 통일방안을 8·15경축사를 통해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이 바로 김대통령의 가을 정국을 대비한 하계구상의 요체일 것이라는 전망도 그래서 나오고 있다.【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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