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준마감일 지나도 실세금리는 여전히 강세/금융기관도 자금고갈… “12%대 물건너갔다” 「신고금리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바로 얼마전까지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저금리가 그렇게 애써 강조되던 것과는 정반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정부가 고금리를 「용인」함으로써 금리상승세는 앞으로도 한참 더 지속될 전망이어서 오히려 국제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
경제기획원은 지난 6일『경기상황을 감안할때 현재 금리(3년만기회사채기준)가 연13% 수준을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히기까지 했었다. 금리안정에 너무 집착해 통화긴축기조를 무너뜨린다면 결국 물가상승으로 이어져 대외경쟁력 약화를 초래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한국은행등 통화당국은 그동안 안정적인 금리수준을 연12.4∼12.5%선으로 보아왔다. 한은은 최근 콜금리의 폭등으로 야기된 시중금리의 상승세는 지급준비금 마감일(6일)이 지나면 이 수준으로 되돌아와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정부의 이같은 고금리 용인은 12%대의 금리를 이제는 「강건너 불」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앞으로 금리상승세를 더욱 부추길 것이라고 금융계는 보고 있다. 정부는 물가를 잡기위해 금리상승은 어쩔수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으나 이는 하반기 물가에 영향을 미칠 공공요금 인상이나 국제원자재가격 상승등 여러 요인에 대한 효과적인 대책을 세우기 보다는 보다 쉬운 통화만을 가지고 물가를 조절하겠다는 「안이한 정책」의 표현이라고 금융계는 지적하고 있다. 물가도 금리도 모두 못잡아 결국 국제경쟁력을 근본적으로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한은은 정부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 『물가안정이라는 기존의 방침을 재확인 한 것』이라며 통화의 안정적 공급이라는 기본 정책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음을 강조하고 있지만 금융계에서는 『돈줄을 더욱 죄겠다는 예고』라며 금리상승을 걱정하고 있다.
지준마감에도 불구하고 8일 대표적인 시중실세금리를 나타내는 회사채는 계속 오름세를 보여 13.35%를 기록,실세금리의 강세가 계속됐다. 금융계는 당분간 악재만 즐비하고 호재는 없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같은 전망은 현재 경기가 과열을 우려할 만큼 급팽창하고 있는데다 소비자물가는 연말억제목표선유지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여서 당국의 긴축기조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또 금융기관들은 이번 사태이후 보수적인 자금운용방식으로 전환해 기업자금 공급부족을 초래하는 것 이외에 최근 발생한 역마진을 만회하기 위해 앞으로 기업대출때 금리인상 또는 꺾기등을 행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금융기관들의 자금이 말라 있는 것도 큰 문제다. 은행 타입대로 자금을 메웠던 투자금융사는 당분간 기업대출은 꿈꾸지못할 정도로 자금이 말라있는 상태인데다 타입대금액의 2배에 달하는 당좌예금을 은행에 넣기로 하는 꺾기까지 당한 처지다. 금융계 관계자는 『당장 오는 22일의 상반월 은행지준도 만만치않다』며『양도성예금증서(CD) 유통수익률은 연14.5∼15%대, 회사채(3년짜리)는 13∼14%대, 기업어음(CP) 수익률은 14%대를 유지, 평균 2%포인트이상 인상된 금리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우경제연구소 함정식박사는 『현재의 통화관리강화가 계속되는한 실세금리는 3·4분기에 13.2∼13.5%, 4·4분기에는 13∼13.2%대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럭키금성경제연구소 박재원박사는 『금융기관들은 이번 지준사태를 통해 한은의 통화관리강도가 예상보다 훨씬 강함을 느꼈던것 같다. 강한 통화관리의지에 추석을 전후해 가수요까지 겹친다면 14%대돌파도 배제할수 없다』고 밝혔다.【이상호·유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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