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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르완다지원 약속 늦었지만 다행/한국일보사제휴 시각(세계의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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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르완다지원 약속 늦었지만 다행/한국일보사제휴 시각(세계의조류)

입력
1994.08.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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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이 소말리아에서 쓰라린 경험을 했으면서도 르완다에 병참 설비 식료품 식수 및 수백만달러에 이르는 현금지원을 약속한 것은 칭찬받을 만한 일이다. 대규모 원조를 해준 대가로 보답은 커녕 미군조종사 시체가 모가디슈 길바닥에 끌려 다니는 치욕을 당한 기억이 미국민들의 뇌리에 남아 있어 미정부는 그동안 고립주의와 신중한 대처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소말리아 사태는 미국으로 하여금 가뭄과 질병, 굶주림이 계속되는 아프리카에 원조할 마음이 내키지 않게 했다. 다른 서방국들도 마찬가지여서 소수인 투치족이 다수인 후투족의 전 정부군에 의해 수천명이나 학살당한 뒤에야 프랑스가 앞장서 르완다에 개입, 피난처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최근 페리 국방장관이 현지를 방문, 미군 3천명의 파병과 추가지원을 약속했다.

 르완다 사태는 소말리아와는 다른 것 같다. 전투도 이제 끝난 것으로 보인다. 승리자인 투치족은 새 정부에 후투족을 참여시키고 종족화합정치를 펴겠다고 밝히는 한편 르완다 난민들에게 보복은 없을 테니 안심하고 고향에 돌아오라고 촉구하고 있다.

 르완다 사태는 이미 밑바닥까지 와있기 때문에 호전될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내전과 대규모 폭력사태가 수단 부룬디등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을 위협하고 있다. 소말리아는 내분에 휩싸여 있고 나이지리아는 반군정 민주화요구 파업시위가 갈수록 격화돼 수도 라고스가 마비상태에 빠졌고 내전의 가능성도 보이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인구가 가장 많고 세계 산유량의 10%를 감당하고 있는 나이지리아에서 내전이 터지면 그 여파는 상당히 심각할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클린턴정부는 아프리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백악관은 지난 주 제시 잭슨목사를 라고스에 보내 나이지리아사태 해결방안을 협의했다.

 소말리아 사태 이후 클린턴 행정부는 대중적 지지가 없어 아프리카 사태에서 한발짝 물러나 있었다.그러나 미국이야말로 르완다가 필요로 하는 지원을 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유일한 나라다.【정리=박진열LA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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