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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포레스트 검프」 선풍(박흥진의 할리우드통신: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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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포레스트 검프」 선풍(박흥진의 할리우드통신:64)

입력
1994.08.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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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Q75 바보의 선한 인생역정/희미해진 「미식 미덕」에의 향수 자극/순수·진실로 흥행서 「액션」 압도 지금 미국에서는 IQ 75짜리 바보가 온갖 세상풍파를 겪으면서도 선과 순수를 잃지 않고 결국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된다는 내용의 온화한 영화 「포레스트 검프(FORREST GUMP)」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로버트 즈메키스(「백 투 더 퓨처」)가 감독하고 올해 영화 「필라델피아」로 아카데미주연상을 받은 톰 행크스가 주연한 이 영화는 지난 1일 현재 개봉 1개월만에 1억4천만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특기할 만한 것은 이렇게 부드러운 영화가 아널드 슈워제너거의 사나운 액션영화 「트루 라이즈」를 흥행경쟁에서 계속 압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검프마니아」라는 하나의 문화현상을 일으키고 있는 「포레스트 검프」는 당초 배급사인 패러마운트가 작품성격이 뚜렷치 않아 어떻게 팔아먹어야 될지 몰라 고심하다가 「로맨틱 우화」라는 야릇한 상품명을 붙여 할리우드 여름장에 내놓았다. 그런데 이 영화가 개봉되면서 남녀노소 온 국민의 사랑을 받으며 빅히트를 하자 영화를 만든 사람들은 물론이요 비평가들마저 놀라고 있다.

 어렸을 때 다리를 제대로 못쓰던 검프가 어떻게 달리기선수가 되었으며 또 어떻게 엘비스 프레슬리에게 엉덩이 흔드는 스타일을 가르쳐 주었는지로부터 시작해 회상조로 전개되는 이 얘기는 60년대부터 80년대에 이르기까지 30년간에 걸쳐 진행된다. 검프는 이 파란만장한 기간에 벌어지는 미국의 역사적 사건들에 일일이 개입하는데 그는 이같은 역사의 행진에 참여하면서도 어렸을 때부터 사랑해온 불행한 과거를 지닌 제니(로빈 라이트 분)를 일편단심으로 사랑한다.

 혀를 내두르게 놀라운 것은 검프를 과거의 현장에 삽입시킨 컴퓨터 기술. 특수효과에 의해 검프가 과거 뉴스필름 속에 들어가 케네디 존슨 및 닉슨대통령을 만나고 존 레넌과도 대면하는 장면은 기술의 개가라 하겠다.

 비평가들은 이 영화의 성공은 미국인들이 요즘에는 사라져 버린 정직과 관대와 예절 그리고 선과 성실같은 미국의 미덕을 그리워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검프는 바로 이같은 미덕의 상징인데 사람들은 검프를 통해 순진하고 순수한 마음만이 이 세상에 꿈과 희망과 용서와 사랑을 베풀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배우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가 히트하면서 흘러간 팝송을 담은 사운드트랙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으며(롤링 스톤즈의 새 앨범 「부두라운지」를 훨씬 앞지르고 있다) 영화의 원전인 윈스턴 그룸의 소설(86년 출간)이 뒤늦게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나이스」(NICE)한 것에 대한 찬양은 90년대의 지미 스튜어트라 불리는 톰 행크스가 보여주는 상냥한 영혼의 소유자 모습을 통해 차분히 표현되고 있다. 보고나서 이렇게 기분이 좋은 영화도 많지가 않다.<미주본사 편집국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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