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소 대표 등 3명 소환조사/책 1만5천부·판형 17개 압수/“명백한 불법… 사법처리 방침”/ 경찰이 김일성회고록 「세기와 더불어」를 대량 불법출판하려던 출판사를 적발, 전면수사에 나섰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7일 이 책을 인쇄한 경문인쇄소 (대표 나병순씨·41·여)의 실제소유자인 조기환씨(42), 청우제책사 대표 노관호씨(41), 공장장 정이선씨(36)등 3명을 소환, 제작경위를 조사하고 서울 마포구 망원동 도서출판 「가서원」 대표 이희건씨(33·경기 광명시 철산동)의 신병확보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이적표현물로 규정된 이 책을 출판하려한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로 보고 이씨의 신병이 확보되는대로 국가보안법위반혐의로 구속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에 앞서 6일 하오 인쇄소 제본소등 두곳을 압수수색, 「세기와 더불어」 제2권 1만5천부, 판형 17개, 책표지 6만장등을 압수했다.
경찰에 의하면 가서원은 지난달 「세기와 더불어」를 4권으로 편집해 경문인쇄소측에 5천만원에 인쇄를 의뢰, 제2권은 인쇄가 끝나 마포구 상암동 청우제책사에서 제본중이며 제1권은 필름교정을 마친 상태다.
가서원이 출판하려던「세기와 더불어」는 93년 북한의 정문사가 김일성의 일대기를 시대순으로 구분해 출간한 자서전. 가로9 세로13크기의 북한본은 1∼10권으로 돼있으며, 북측이 기구와 소형 애드벌룬을 이용해 우리측에 선전용으로 살포해왔다.
가서원측은 이 책 표지에 김일성의 컬러사진을 싣고 『김일성의 유일한 자서전으로 김일성 자신과 동료들의 활동에 대해, 철학과 정치·혁명에 대해 최종적으로 자술한 것이다. 김일성에 대한 연구(비판적이든 우호적이든), 나아가 북한에 대한 이해의 출발점이 될 수밖에 없으니 가급적 많은 사람들이 읽어주길 바란다』고 소개하고 있다.
책표지에는 『가급적 냉정한 태도로 읽어주기 바란다. 그래서 북한과 북한정권에 대한 무조건적인 적대감이나 무조건적인 추종이 모두 진정되길 바란다』고 출판의도를 밝히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출판의도와 원본의 입수과정등을 철저히 조사, 위법사실이 드러나는 관련자를 전원 사법처리하겠다고 밝혔다.【염영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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