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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문도시 놈/골드러시 녹슨꿈 황량한 오지(베링해협을 가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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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문도시 놈/골드러시 녹슨꿈 황량한 오지(베링해협을 가다:2)

입력
1994.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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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리지에서 장비를 보충한 탐험대가 4월30일 비행기편으로 도착한 베링해의 항구도시 놈은 알래스카 북서부 광대한 툰드라지대의 중심이다.알래스카에서 가장 황량하고 인적이 드문 오지로 꼽히는 이 지역을 알래스카사람들은 부시라고 부른다.부시에는 30여만개의 크고 작은 호수가 흩어져 있고 캐나다 내륙에서 발원한 유콘강이 흘러 베링해로 나간다.

도로가 없어 마을까리는 항공편으로만 연결되는데 연중 대부분 눈으로 덮여 세스나같은 경비행기에 스키를 달아 황무지나 호수에 이·착륙하고 있다.이처럼 작은 경비행기를 몰고 알래스카의 하늘을 종횡무진 날아다니는 조종사들을 부시 파일럿이라 부른다.

놈은 1898년 소위 알래스카 골드러시가 시작되면서 발전한 곳,.근처에서 노천금광이 발견되자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들이 본토로부터 몰려들어 한적한 어촌이 순식간에 인구 2만의 도시가 됐다.그러나 골드러시의 단꿈이 사라지고 해일이 수차례 마을을 덮친후 인구가 격감,현재는 4천여명이 산다.놈에는 아직도 골드러시 당시의 분위기가 남아 있다.이곳이 과연 20새기만 미국의 도시인가싶을 정도로 서부영화의 한 장면같은 풍경이 전개된다.

바닷가를 따라 이어진 주도로에는 흙먼지가 풀풀 날리고 대낮에도 술에 만취된 에스키모들만 오갈 뿐 인적이 없다.가끔 외지손님을 태운 골드러시 택시회사의 때묻은 자동차가 눈독은 몰을 튀기며 지나간다.이곳 택시는 도시 분위기에 걸맞게 70년대 모델의 구식 자동차로 하나같이 유리가 깨지고 땟국물이 줄줄 흘러 마차같이 보인다.가장 비싼 호텔인 목조 2층 건물도 하루 숙박료를 1배달러씩 받고 있으나 창밖으로 보이는 베링해가 아름다울 뿐 먼지쌓인 로비며 삐격거리는 나무계단 등 다른 도시의 3류 모델만도 못하다.

건물의 현관 앞에는 각 도시의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그중 「시베리아 164마일」이 가장 눈에 띈다.세계의 끝처럼 여겨지는 이곳에서 어시라 이정표를 지나칠때마다 유빙이 떠다니는 베링해를 안타깝게 다시 한번 쳐다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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