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명조 보물선단 규명 14년집념 “결실” 10년에 걸친 자료수집과 4년간의 집필. 누락된 역사의 한 페이지를 복원하기 위해 14년의 긴 세월을 투자한 미내셔널 지오그래픽지의 루이스 레바디스기자(45)는 이제 세계 역사학계의 주목을 받는 「집념의 저널리스트」가 됐다.
「중국이 바다를 지배하던 시절(WHEN CHINA RULED THE SEA)」이란 제목만으로도 흥미를 끄는 이 책에서 그는 명조 초기 해상 실크로드를 풍미했던 「보물선단」의 경이적인 활약상을 생생하게 밝혀내 세계사의 한 장을 되살렸다.
보물선단은 당대의 사가들에 의해 그 의미가 폄하돼 전해 내려오는 사료가 부실하고 그에 따라 세계사적으로도 별로 빛을 보지 못했던 부분. 역사의 심연에 가려져 있던 이 보물선단의 활동이 중세의 세계에 강력한 빛을 발했던 대파노라마였음이 5세기만에 레바디스에 의해 완벽하게 규명된 것이다.
그가 중국의 보물선단에 빠져들기 시작한 것은 지난 79년. 직업상 역사·지리문제에 항상 접하던중 보물선단에 흥미가 끌렸고 관련사료나 연구가 지극히 단편적이라는 점이 오히려 그의 지적 호기심을 부추겼다. 이때부터 그의 「대장정」이 시작된다.
보물선단과 관련된 문헌이 있을만한 곳이면 불원천리하고 찾아가 자료를 이잡듯이 수집했다. 역사학자와 언어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아라비아 스와힐리 티베트 이탈리아 말레이 산스크리트어 자료들까지 완전 섭렵했다. 현장답사에도 나서 1년여간 중국을 돌아다니며 문헌을 고증하고 새 증거들을 채집했다.
그 결과 명나라 영낙제 시절 정화장군이 이끌었던 보물선단의 구체적인 규모와 활동반경이 밝혀졌다. 예컨대 보물선단은 1405∼1433년 7차례의 해외원정을 했고, 일본 말레이군도 인도 아라비아와 동아프리카에 이르는 해상무역로를 완전히 장악했으며, 2만8천명의 선원에 3백17척의 대소 선박으로 구성된 상상을 초월한 어마어마한 규모였다는 등의 갖가지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다.
회사일과 병행해 대작업을 하느라 고충이 더 컸던 그는 지난해말 탈고한 역작을 정화장군의 후손들에게 헌정했다.【박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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