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방송 화면을 보노라면 세상은 참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일보 국제부에는 위성방송을 수신하는 여러개의 채널이 있다. 매시간 전파로 쏟아내는 위성방송 화면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한 채널에선 하루에 2천여명씩 사람이 죽어가는 난민촌의 실상을 보여주고, 또다른 채널에선 살이 찌지 않으면서 맛있게 음식을 만들어 먹을수 있는 저칼로리 요리방법을 전해준다.○기아와 다이어트
르완다 난민촌의 실상은 보는이들을 참담하게 한다. 불도저에 떠밀려 구덩이에 파묻히는 떼주검들, 아이를 품에 꼭 껴안고 숨진 어머니의 부패된 시신, 그러나 더 참담한 광경은 힘없이 누워 먹을것을 기다리는 어린고아들의 모습이다. 고추를 드러내놓고 누워있는 어린 그들의 얼굴은 귀엽기만 하고 눈은 천진난만하다. 그 모습을 보면 가슴이 찡하다.
불현듯 난민촌의 어린 고아들을 보면서 우리의 어릴때 모습을 떠올린다. 우리는 우리의 어릴때 모습을 한참후 6·25 전쟁의 기록 필름을 보며 되살리곤 했다. 불안과 공포에 가득찬 모습으로 어딘가를 향해 울음을 터뜨리는 6·25의 전쟁고아들. 어린시절 다같이 그 또래의 성장과정을 함께 겪었다.
그런 전쟁을 겪은 우리가 이만큼 성장했다. 그런대로 국가적 부를 축적했고 완전치는 않지만 민주적 가치구현의 기반을 닦았다. 우리 모두가 잘 살아야겠다는 일념하나로 한눈 팔지 않아온 덕이다.
위성방송으로 수신되는 불공평한 세상을 바라보면서 역시 나라의 기반은 탄탄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갖게된다. 그래야만 그 사회 구성원의 삶의 질이 윤택해지기 때문이다. 나라의 기반이 탄탄해지려면 사회와 체제내부에 분규의 씨앗이 없어야 한다는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르완다 소말리아 보스니아 아이티등이 그렇지못한 나라들이다. 그들 나라에서 온갖 참상이 전해진다.
○사회구성원의 삶
지금 우리 사회내부는 탄탄한가. 불공평한 세상을 객관자의 눈으로 바라볼수 있을 정도의 여유를 가질만큼 그런대로 탄탄하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미미하게나마 「분규의 씨앗」은 있다. 보수와 진보, 또는 수구와 개혁이라는 미묘한 논쟁과 패가름이 그것이다. 이 패가름의 근저에는 서로 말은 안하지만 북한을 보는 시각차이가 도사려 있다.
우리중 한눈을 팔고 있는 사람들은 없는가. 풍요한 미래를 위해 대부분은 생업에 열심이다. 그러나 역시 한눈을 파는 사람들은 있다. 낡아빠진 사회주의 이데올로기에 도취되어 있는 극히 일부의 주사파 운동권 학생들, 그리고 이들을 부추기는 사회주의 혁명가들이 그들이다.
주사파 학생들은 대학운동권을 장악해서 젊은이들을 거리에 끌고 나와 화염병을 던지고 쇠파이프를 휘둘러 대게 한다. 지나가는 열차도 세운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마치 일제시대 황량한 만주벌판에서 독립운동을 하는 독립투사연하고 있다. 주변 학생들로부터 우러름을 받고있다. 수업시간에 들어가지 않고도 당당히 학점을 받는다. 역시 이들의 사상과 행동 근저에도 북한이 도사려 있다.
○눈치는 이제그만
민주주의 나라에서 사람의 생각은 자유이다. 무엇이나 자유롭게 생각할수 있다. 김일성을 어버이로 생각하든 김정일을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로 생각하든 그건 자유다. 그러나 그 생각이 다수의 삶을 훼방하고 사회발전에 장애가 되는 행동으로 옮겨질때 그때는 가차없이 법의 제지를 당해야 한다. 대학의 안과 밖에서 더이상 운동권에 눈치를 보지 말아야 한다.
이제 북한을 보는 시각차이를 좁혀야 할 때다. 그리고 다같이 용기를 갖고 한눈을 파는 젊은이들에게 접근해야 할 때다. 오늘의 불공평한 세상을 거울로 삼아 우리의 과거와 오늘을 투영해 보면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