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증거 나와야 “착수”… 현재론 내사수준/신병확보도 기대난… 양심 선언땐 급진전 재일교포사업가 나카야마 야스지씨(중산보이·한국명 박영수·71)의 경윤·경정사업 참여를 위한 4백억원 로비설에 대해 검찰이 본격수사에 나설지가 주목되고 있다.
검찰은 5일 『보도내용이 불분명한데다 외국에서 문제가 된 일이어서 수사에 착수할 단계는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대검 고위관계자는 『국내 관계자들의 고소·고발이 있거나 일본 수사당국의 수사과정에서 구체적인 로비증거가 나오면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일단 보도내용의 진위여부에 대한 확인작업과 정보수집 등 초보적인 내사활동을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기관의 내사는 범죄혐의가 뚜렷하지 않아 정식으로 입건, 수사에 나서기에는 부족하지만 진정이나 투서가 있거나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내부적으로 벌이는 조사다.
따라서 검찰의 조사는 일본의 수사진전 상황을 주시하며 로비의 초점이 된 것으로 알려진 경륜법의 국회 통과과정과 배경, 사업추진상황 등에 대한 자료확보 등에 국한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과정에서 입법에 참여했던 체육청소년부와 사이클연맹 관계자들을 불러 경위 설명등을 들을 수 있다.
검찰은 일본 수사기관에서 구체적인 혐의사실을 확인하거나 우리측에 수사협조를 요청하면 본격수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검찰주변에서는 수사착수여부가 결정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우선 일본 수사당국이 나카야마씨의 혐의사실을 조사, 확증을 얻는데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 특히 나카야마씨의 로비설 자체가 일본흥업의 파산에 따른 법률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 기업회계상 구멍이 생긴 50억엔을 일본 수사기관이 확인하기 어려운 한국내 로비용으로 사용했다고 둘러댄데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있어 사건자체가 가공적일 수도 있다.
로비사실이 구체적으로 확인되더라도 국내 수사가 쉽지 않다. 우리 수사당국의 수사를 위해서는 나카야마씨의 신병 및 진술확보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나카야마씨는 재외국민으로 일본과 범죄인 인도조약이나 사법공조조약이 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신병확보를 기대하기 어렵다. 관행에 의하면 일본측과의 수사공조 협의를 통해 수사기록 사본을 입수하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 상태에서 「4백억원 로비」설의 파장을 가늠하기는 어렵다. 한가지 변수는 국내 관계자가 「양심선언」등을 통해 로비의 내막을 구체적으로 폭로하는 사태가 돌출, 의외의 상황으로 급진전할 가능성이다.【정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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