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주사파의 배후 「김청동」(사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주사파의 배후 「김청동」(사설)

입력
1994.08.06 00:00
0 0

 우리 젊은이들이 어쩌다가 김일성 주체사상에 오염된 차원을 훨씬 넘어, 북한의 대남공작조직인 한민전의 앞잡이로까지 전락하게 됐는가. 대학을 졸업했거나 재학하고 있는 지성인인 젊은이들이 제국민도 제대로 먹여살리지 못하는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지상낙원이나 이룩할 대단한 이데올로기로 착각하는 청맹과니가 됐다는 말인가. 서울시경에 의해 적발돼 그 핵심 10명이 구속되고 무더기 수배를 받고 있는 「김일성주의청년동맹(김청동)」의 조직강령과 투쟁목표, 그리고 김정일에 충성을 맹세한 편지 내용들을 보면서 우리는 어이가 없다 못해 측은하다는 생각마저 들게 된다.

 그러나 경찰의 발표를 보면 이들의 소행을 청맹과니들의 한낱 불장난으로 돌리기에는 너무나 엄청나 경악과 전율을 금할 수가 없다. 「김청동」조직원들은 주체사상을 신염의 체계로 삼고 북의 통일노선을 학생운동 노선으로 채택하도록 한총연을 배후조종하는 등 대학의 주사파 확산의 주역노릇을 했다. 북한공작원이 만든것도 아니다.

 북한과 직접 연계도 되지 않은 자생조직이라는 「김청동」이 노동현장에까지 조직원을 침투시켜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 혁명론에 따라 남한내의 혁명전위대를 구축해 사회주의 혁명완수를 시도했다니 이를 어찌 길을 잘못 든 젊은이들의 장난이라 할 것인가.

 김일성과 김정일에게 충성을 다짐하는 「맹세편지」를 쓰고 한민전의 지하방송인 「구국의 소리」방송을 녹취해서 지하유인물로 제작해 한총연등에 배포하면서 사상학습까지 시켰다하지 않는가. 조직강령도 반미자주화, 연방제통일로 정하고 있다니 북한의 대남공작내용과 하나도 다를 것이 없다.

 91년 김정일의 50회생일을 맞아 「김청동」이 조직원들에게 쓰게 했다는 「충성맹세 편지」의 내용은 이데올로기 지진아나 광신이라고 밖에 달리 볼 수 없을 정도다. 『수령님께서 창시하시고 김정일지도자동지께서 발전풍부화하신 주체사상으로하여 참된 삶의 길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는 편지의 서두부터가 북한 젊은이들의 황당한 주문을 연상케 한다.

 「김청동」은 또 김정일의 생일인 2월16일을 딴 「2·16청년회」(일명 김정일청년회)란 산하조직까지 대학에 심어 놓고 한총연운동노선의 이념과 이론까지 제공해 왔다니 기가 찬다.

 그렇다면 이 어처구니 없는 붉은 조직이 3년이상 대학캠퍼스에 뿌리를 내리고 기생하면서 대학생의 1∼2%를 주사파로 만들도록 대학과 정부는 무엇을 했는가. 자유민주주의 이념과 체제의 우월성을 가르치는 이념교육의 부실을 우리는 질책하지 않을 수 없다.

 「김청동」과 같은 북한 앞잡이 조직과 주사파를 뿌리 뽑으려면 이염적 방황을 시작하는 대학신입생들부터 우리체제의 우월성을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우리의 체제나 이념쯤은 그냥 놔 둬도 제대로 알겠거니 했다가는 주사파확산을 막을 수 없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