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선 요즘 2차대전의 승패를 반대로 구성한 컴퓨터게임 비디오 및 만화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외신은 전한다. 미드웨이해전 이오지마나 오키나와전투도 전부 일본이 승리한 것으로 돼 있다.◆「사령관의 결단」이란 컴퓨터게임에선 일본함대가 통킹만에서 격전을 치른후 사이공에 입항, 사령관은 사병들에게 「위안」이란 지시를 내린다. 위안이란 정신대원들과 즐기라는 어처구니 없는 의미를 담고 있다.◆이같은 컴퓨터게임등은 풍요로움이 가져다 준 불확실속에서 영웅을 찾는 일본 젊은이들의 취향에 영합한 것이라지만 2차대전에 대한 일본 사람들의 생각의 한 단면을 살필 수 있다. 이들에게 전쟁에 대한 책임의식을 묻는다는 것이 부질없다는 생각까지 든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도 고통속에 살고 있는 정신대원들을 컴퓨터게임에 등장시키겠는가.◆이를 반영하듯 상당수의 일본사람들은 일본은 침략자가 아니라 2차대전의 피해자란 생각을 지니고 있다. 그 상징적인 존재로 인류최초로 원자탄 세례를 받은 히로시마(광도)와 나가사키(장기)를 든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노라면 평화롭게 살고 있는 두 도시에 어느날 아무 이유없이 미국이 원자탄을 떨어뜨린 것처럼 들린다.◆오늘은 바로 49년전 히로시마에 원자탄이 투하된 날이다. 반세기동안 일본은 이날만 되면 일본의 평화사랑과 원자탄의 비인간성을 호소해 온 것과는 달리 속으로는 핵의 매력을 떨치지 못한 이중성을 드러냈다. 일본은 69년 외무부에서 핵보유카드를 검토한데 이어 해상자위대막료장이 핵전술을 연구했음이 밝혀져 전쟁을 반성한다는 일본의 진의를 의심케 했다. 일본 사람들의 2차대전에 대한 책임의식 및 인식은 원자탄의 버섯구름 만큼이나 두루뭉수리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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