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억8천만불투자 “세계2위”/가방·의류·모직 등 60사 공장가동/현지노동력 국내유치 교육도 스리랑카인들은 한국을 일본에 버금가는 경제대국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일부는 한국이 일본보다 더 잘 살지 않느냐고 얘기한다. 오래 전부터 스리랑카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심어 놓은 이미지 때문이다. 한국기업들은 스리랑카에 가장 많은 투자를 했고 가장 많은 인력을 고용했다.
한국은 스리랑카에서 투자액수면에서는 93년말 현재 1억8천6백80만달러로 3억8백만달러인 싱가포르에 이어 2위지만 투자건수로는 1위다. 이미 60개 기업이 공장을 가동 중이며 45개가 투자허가를 받아놓은 상태다. 한국기업들은 4만8천여명의 스리랑카 인력을 고용, 실업문제 때문에 고민하는 스리랑카 정부의 짐을 크게 덜어주었다.
○건설시장서 두각
대기업 가운데 경남기업은 78년 한국기업으로는 가장 먼저 스리랑카에 진출, 건설시장에 확고한 발판을 구축했다. 중부지역 메탈레―하바라나, 암베푸사―아누라하푸라 구간 2백30 도로보수공사와 마하웨리지역 도로공사등을 도맡아 시공했고 81년에는 란포쿠나와테지역에 서민주택 1천6백10세대를 건설, 스리랑카 국민들이 고마워했다. 경남기업은 현재 지난 83년 콜롬보 근교 바타라물라지역에 지은 정부종합청사 증축공사와 호마가나―라트나푸라간 도로확포장공사, 콜롬보시 상수도공사를 진행 중이다.
특히 우리나라 건설사들의 결점으로 지적되는 호텔 아파트 빌딩등 고부가가치 건설분야로의 진출을 모색, 조만간 콜롬보시에 스리랑카 최초의 현대식 고층아파트 2백48세대분 건설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밖에 삼성물산이 지사를 가동, 내수구조가 열악한 스리랑카에서 지난 한해동안 약 3천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는 성과를 올렸다.
스리랑카 현지공장을 가동 중인 한국기업은 주로 전자 가방 모직 봉제완구 직물 의류등을 생산하는 회사들이다. 모두 풍부한 저임금 노동력을 노린 노동집약적 산업들이다.
○첨단산업 진출도
그러나 국내에서도 첨단산업에 속하는 업종도 있어 이제 스리랑카를 비롯한 아시아지역에 진출한 한국기업이 노동집약산업에만 국한하지 않고 다양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야가마공단의 (주) 국제전열공업은 수정진동자를 생산하는 업체로 지난해 6월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수정진동자란 시계 무선전화기등 각종 전자기기에 부착돼 주파수진동을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는 첨단품목.
국제전열공업은 후진국에서는 첨단업종이 성공할 수 없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 공장가동 1년전인 92년 스리랑카 현지 근로자 37명을 한국에 보내 기술을 익히게 하고 현재도 6개월 단위로 30여명씩 근로자들을 선발, 국내에서 기술을 배우도록 하고 있다. 이들은 스리랑카 현지에서 이제 갓 입사한 후배들을 지도하고 있다. 이 회사 박재덕지사장(44)은 『외국진출 한국기업도 이제 분야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며 『조금만 더 투자하면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미키마우스인형등 디즈니 영화에 나오는 인형을 만들어 전량 미국 월트디즈니사등에 수출하는 봉제완구업체 C & H사등도 성공적인 스리랑카 투자 한국기업의 예로 꼽히고 있다.【콜롬보=황상진기자】
◎스리랑카 경제장관 위크라마싱게/“산업정책 「경공업」 우선”/고용효과 중시… 업종제한은 안해/수출업체 장기융자 혜택(인터뷰)
『스리랑카는 수출주도형 경제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의지가 굳은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전 세계가 괄목할 발전을 이루리라 확신합니다』
위말 위크라마싱게 스리랑카 경제계획부장관은 경제발전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표명하면서 『스리랑카는 향후 10년내 서남아시아 경제권을 주도하는 무역국가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리랑카 경제개발계획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돼 있는가.
『현 집권당인 통일국민당(UNP)은 집권 첫 해인 지난 79년부터 스리랑카의 경제부흥을 위해 공공투자계획을 수립, 추진해왔다. 이후 매년 5개년 단위로 경제목표를 설정함으로써 일관되고도 점진적인 발전을 유도해왔다. 한국등 여타 개발도상국이 과거 경제개발과정에서 취했던 방식과 유사하다』
―스리랑카가 해외자본을 적극 유치하려는 산업분야는.
『고용창출이 큰 경공업분야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전기 인쇄 식품가공 플라스틱용기등이다. 그러나 가능한 한 많은 외국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업종에 특별한 제한을 두지는 않고 있다』
―스리랑카의 수출지원제도를 설명한다면.
『수출진흥청을 설립, 수입물품에 부과하는 특수세를 재원으로 수출업체의 시장개척과 시장조사 및 수출상품의 개발을 지원토록 하고 있다』
―투자유치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이 있다면.
『외국기업들은 스리랑카의 정치적 불안을 걱정하고 있을 것이다. 타밀분리주의 세력의 저항과 극좌익단체의 테러활동 때문이지만 치안이 흔들릴 정도는 아니다. 해외투자유치를 위한 스리랑카 정부의 지원은 꾸준히 지속될 것이다. 이와 함께 외국기업들은 원부자재와 부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스리랑카의 산업이 정상궤도에 들어서면 자연히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과의 협력관계에 대한 평가는.
『한국은 지난 해까지 스리랑카에 1백5건을 투자, 스리랑카에 진출한 외국중 가장 많은 건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스리랑카는 대한무역수지에서 심각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를 시정하기 위해 한국측이 노력을 기울여 주었으면 한다』 【콜롬보=이상원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