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봉처리 월말이 시한… 줄다리기 예상/북 “정책·대표 구성 부변”연속성 거듭강조○…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5일 제네바에서 재개되는 북미 3단계 고위급 회담의 1차 협상 장소는 미국대표부로 결정됐다.
김일성사망으로 중단됐던 지난번 회담이 먼저 북한대표부에서 열린후 미국대표부에서 속개되기 직전에 중단됐기 때문에 이같이 정해진 것.
이와 관련, 관측통들은 『지난달에 중단됐던 회담장소의 순서에 따라 이번에 미국대표부에서 회담을 속개키로 한 것은 김일성사망에도 불구하고 회담에 임하는 양국의 입장에 큰 변화가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북한이 첫날 회담에서 다시 기조연설을 할 것으로 알려져 모종의 입장변화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강석주외교부 제1부부장을 단장으로 한 13명의 북한대표단은 지난번 회담때와 마찬가지로 미국대표단보다 하루 빨리 3일 하오(한국시간 4일 새벽) 제네바에 도착했다.
루프트한자 항공편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제네바에 도착한 북한대표단은 7월회담 때와는 달리 공항도착 성명을 발표하지 않고 대표단 대변인인 허종외교부본부대사(전유엔대표부 부대사)가 보도진들에게 대표단의 도착사실과 회담에 임하는 북한의 입장을 짤막하게 설명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공항대합실에서 내외신기자들과 만난 허대사는 『이번 회담은 지난번 중단됐던 회담에서 논의됐던 사항들이 계속 논의될 것』이라는 말 외에는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대부분 함구로 일관했다.
그는 회담전망등에 관해 『해봐야 알겠다』며 매우 조심스럽게 답변하면서도 북한 핵정책의 변화여부, 대표단멤버 교체등의 질문에 대해서는 『모든 정책은 변화가 없다』 『대표단 구성원은 종전과 변함없다』고 답해 핵정책에 변화가 없음을 강조하려는 듯한 인상이었다.
강부부장을 비롯한 나머지 북한대표들은 공항 1층 도착장에서 대기중이던 취재진을 피해 2층 귀빈실을 거쳐 승합차를 타고 숙소로 직행했다.
이들은 김일성이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전과 다름없이 김일성배지를 달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한편 로버트 갈루치국무차관보를 단장으로 한 미국대표단은 4일 상오(한국시간 4일 하오) 제네바에 도착했다.
갈루치차관보는 지난번과 달리 공항 기자회견을 하지 않았으나 보도진의 질문에 대해서는 웃는 얼굴로 간간이 응답했다.
…북미 양측은 5일 1차 회담에 이어 주말인 6일 북한대표부에서 2차 회담을 가진후 본국으로부터의 훈령이 오는 대로 9일께 회담을 속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번 회담이 중단됐을 당시 『회담이 생산적이고 유익했다』는게 양측의 공통적인 평가였던만큼 이번에 속개되는 회담도 이같은 분위기의 연속선상에서 시작될 지가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첫날 회담의 분위기가 이번 회담의 성패여부를 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 성공의 관건인 북한의 폐연료봉의 처리 시한이 8월말인만큼 양측은 어떻게든 이 부분에 대한 합의를 볼 때까지 회담을 계속하려 할 것으로 보여 회담기간이 의외로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제네바=한기봉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