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택안된 「불 국립도서관」과 흡사” 지난 7월 5일 착공한 상하이오페라극장의 설계가 5년전에 나온 프랑스 국립도서관 설계안을 도용했다고 해서 말썽이다.
상하이오페라극장은 중국이 96년말 착공을 목표로 의욕적으로 시작한 문화사업. 97년 중국에 통합되기는 하지만 독자적인 상권과 문화권을 형성하고 아시아 문화시장에서 우뚝 선 홍콩과 라이벌의식까지 작용하여 전세계에 설계공모를 냈던 야심작이다. 결국 미국 프랑스 캐나다 호주 일본 중국의 10개 설계팀이 응모, 프랑스의 아르트(ARTE)건축회사가 수주했다. 상하이 인민정원에서 가진 기공식에는 제라르 롱게 프랑스 상무장관까지 참석했다.
아르트사의 건축가인 장 마리 샤르팡티에(55)는 프랑스 건축아카데미 회원이면서 유로터널의 설계자로 유럽에서도 이름이 알려져 있으며 최근 들어서는 캄보디아의 도시설계자문까지 맡고 있다.
문제가 된 프랑스 국립도서관 설계안은 프랑스의 「셰 에 모렐」사가 89년 7월 프랑스 국립도서관 설계 국제공모전에 출품한 것이다. 출품작 20개 가운데 이 작품은 다른 3작품과 함께 본선에 올랐으나 미테랑대통령이 도미니크 페로의 설계를 선택함으로써 국립도서관 설계에 직접 채택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본선에 오른 4 작품은 모두 설계도와 조감도가 프랑스건축학회 전시회에서 공개되었으며 세계적인 건축전문지 여러 군데에 실려 외국에도 알려졌다.
상하이오페라극장 설계가 프랑스 국립도서관 설계를 도용했다는 주장을 제기한 사람은 유명 건축전문지 가운데 하나인 「오늘의 건축」편집장인 프랑수아 샤슬랭이다. 그는 르몽드지에 낸 장문의 기고문을 통해 『상하이오페라극장이 조금 짧고 높고 통통하다는 차이만 있을 뿐 두 건축의 기본 개념은 아주 똑같다』며 조감도를 증거로 제시했다.【파리=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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