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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판 아우슈비츠」 요덕수용소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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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판 아우슈비츠」 요덕수용소 실태

입력
1994.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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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영양실조… 연40∼50명 숨져/하루 15시간노동 식량은 강냉이 5백g/도주시도땐 공개처형/출소후에도 폐인십상 국제사면위의 북한 인권 관련자료 발표를 계기로 북한의 정치범수용소가 국제뉴스의 초점이 된 가운데 92년 귀순한 월북자 오길남씨(52)의 가족 3명이 수감돼 있는 「요덕수용소」의 실태가 관심의 초점으로 등장했다.

 92년 8월 북한에서 귀순한 안혁(26) 강철환씨(26)의 증언으로 처음 알려진 이 수용소는 「한반도의 아우슈비츠」로 비유될 만큼 악명 높은 곳이다. 오씨의 부인 신숙자씨(50)와 두 딸 혜원(17) 규원(14)자매는 86년 이후 세차례나 집단자살을 기도했을만큼 혹독한 시련을 겪고있다.

 함경남도 요덕군에 있는 노동재수용소란 이름의 이 시설은 김일성―김정일 유일체제 구축과정에서 숙청된 이른바 「반당종파분자」와 그 가족들, 반체제 인텔리, 북송교포등을 구금한 정치범수용소. 수용소 전체면적이 요덕군의 3분의1을 차지할만큼 방대한 규모로 현재 5만여명의 정치범이 갇혀있다.

 안씨등은 귀순당시 『요덕수용소는 수용자들을 하루 15시간 이상씩 강제노역에 동원하며, 성인 1인당 하루 강냉이 5백 정도밖에 지급하지 않아 매년 40∼50명이 영양실조와 질병으로 사망한다』면서 「한반도의 아우슈비츠」라고 폭로했었다.

 수용자들은 「가족세대」 「독신중대」등 별도의 시설에 분류돼 수용돼  있다. 한평생 출소가 불가능한 「중범죄자」들은 남쪽의 완전통제구역에, 기타범죄자와 북송교포들은 북쪽 혁명화구역에 분리 수용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일과는 15시간 이상씩 옥수수 농사, 금광 노동, 벌채, 산나물 채취등 노역에 동원되고 있으며 외부인과 만남은 물론이고 서신연락도 철저하게 통제되고 있다.

 해발 1천5백 이상의 산에 둘러싸인 오지에 위치한 이 수용소 주변엔 전기철조망과 함정이 곳곳에 있고 무장군인 1천여명이 삼엄하게 경비하고 있어 탈출은 거의 불가능하다. 도주를 기도하거나 보위원과 충돌한 사람들은 수용자 전원이 집합한 장소에서 총살로 공개처형되는데, 그 숫자가 매년 15명정도로 알려져 있다.

 출소때는 수용소내의 생활을 절대 누설치 않는다는 서약서를 쓰며 이를 어길 경우 재수감된다는 경고를 받게된다. 그러나 대부분 출소해도 폐인이 되거나, 탄광 집단농장같은 곳에 배치되고 공민증에 별도 기록이 표기돼 한평생 사회활동의 제약을 받는다고 한다. 안씨등은 귀순당시 이곳에 수용돼 있는 북송교포와 일본인처등이 수용소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혹독한 괴로움을 겪고 있으며, 이중에는 전 조총련중앙위 고위간부 한학수(67), 교토(경도)본부위원장 윤도구(78)의 가족등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또 김정일의 김일성종합대 정치경제학부 동기동창인 홍순호(53·당군사부 과장), 국가보위부장 김병하의 딸, 부주석 이종옥의 막내아들 등이 수용돼있다고 증언했다.【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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