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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세 야·속앓는 여… 정국 새기류/보선후의 민자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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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세 야·속앓는 여… 정국 새기류/보선후의 민자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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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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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대책·선거법적응 “발등의 불” 민자당은 3일 보선참패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여전히 무거운 분위기에 휩싸였다. 패배자체보다도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산더미같은 과제에 고심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공명선거를 외치면서도 최소한 2승을 자신했던 민자당은 1승2패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음으로써 앞으로의 정국운영에 상당한 부담을 안게됐다. 공명선거를 강조하던 선거초반만 해도 이같은 참패를 상정하지는 않았던 민자당은 두마리 토끼를 쫓다가 한마리마저 제대로 잡지 못한 셈이 됐다. 공명선거에는 성공했지만 이는 참패라는 선거결과에 밀려 퇴색하고 말았다.

 민자당은 이번 보선을 지역선거로 규정하고 정치적 의미를 차단하려 애쓰고 있지만 상황은 그렇게 한가롭지가 않다. 특히 경북에 민주당의 교두보를 허용했다는 사실은 내년 및 96년의 잇단 선거를 앞두고 민자당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다시 확인된 「TK정서」에 대한 대책도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로 새삼 부각됐다.

 또한 이번 선거결과를 개혁추진등 현정권의 공과에 대한 중간평가로 해석하는 시각도 민자당을 괴롭히는 요소이다. 당직자들은 패인을 대구의 독특한 정서, 경주의 보수성 및 이상두후보에 대한 동정심등으로 돌리면서 정치적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자당은 선거패배의 여파를 불식시키기 위한 수습책을 찾지 않을 수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

 민자당은 당장 8월중 처리하려던 UR비준동의안의 처리등에서도 부담감을 안게됐다. 보선에서 평균점수를 얻은 뒤 공명선거를 실현했다는 명분아래 정국을 거침없이 이끌어간다는 구상이 초장부터 장애물을 만난 셈이다. 기세오른 야당이 공세에 나설 것이 뻔한데다 민자당으로서도 자중하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민자당의 또다른 고민은 선거자체에 있다. 새 선거법에 따라 보선을 치른 민자당은 『생각보다 선거법이 엄격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어느 정도 여당의 프리미엄을 포기하겠다는 각오는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게 당직자를 비롯한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이번 선거뿐 아니라 앞으로의 선거에 대비해 전체 조직과 당운영을 전면 재검토해야하는 상황을 맞은 것이다.

 이날 상오의 고위당직자회의에서 김종비대표는 『이번 선거를 면밀히 분석해 내년의 지자제 선거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정수사무총장은 『이번 보선에서 자원봉사체제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됐는데 당원교육, 훈련등을 통해 어떻게 대비할 것인지를 연구해 나가겠다』고 보고했다. 이한동원내총무도 『새로운 정치환경에 대비하는 당조직과 운영모델을 개발해 각 지구당에서 선거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자당은 보선참패로 정치적 타격과 함께 새 선거법에 적응하기 위한 변신을 서둘러야하는 이중의 짐을 지게됐다.【정광철기자】

◎입지강화 야권진로/주도권·세확대… 대통합까진 험로

 야당은 3일에도 들떠있었다. 보선승리의 여운이 진하게 남아있고 당직자들은 환하게 웃으며 「표정관리」를 하지못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바로 향후 야권의 진로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단초라고 할 수 있다. 일단 야권의 상승세가 계속되리라는 예측이 무리없이 가능해진다.

 민주당은 단기적으로는 경주승리의 여세를 몰아 가을정국의 고삐를 바짝 죄겠다는 심산이다. 무엇보다 민자당의 「2패」를 개혁정책의 실패와 등식화시키면서 정부·여당을 왜소화시키는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정기국회가 열리면 새로운 쟁점들을 부각시키는등 대여공세의 강도를 강화할 작정이다.

 이같은 민주당의 「가을공세」는 장기구도와도 맞물려 있다. 민주당은 하반기 정국을 주도할 경우 내년의 지자제선거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하고있다. 아울러 지자제의 승세는 총선, 대선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민주당은 경주승리를 매개로한 정국주도권 장악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또한 경북지역을 지지권으로 묶어 지역당의 이미지를 벗으려는 노력도 내밀히 전개될 것 같다. 이 작업은 이기택대표가 주로 전담할 수밖에 없어 당내역학구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확실한 지역기반이 없어 위기의식을 가져왔던 이대표가 영남의 야권세를 묶어 입지강화에 주력할 것이고, 비주류측은 견제수단을 갖기위해 고심할 수밖에 없게됐다.

 그런가하면 신민당은 우선 원내교섭단체의 구성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현경자후보의 당선으로 16석을 확보한 신민당은 이제 4석만을 추가하면, 원내교섭단체의 벽을 넘어서게된다. 

 이 경우 민자·민주의 양당구도가 3당구도로 변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신민당의 내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대구의 선거결과가 박철언전의원의 구속에 대한 반작용이지, 신민당 지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평가절하하기도 한다.

 그렇다해도 현 정권을 거부한 「TK정서」가 엄연히 존재하고있고, 이 정서는 신민당의 입지확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에따라 신민당은 무소속 의원들을 겨냥한 막후교섭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P, K씨등 구여권인사들과의 물밑교류도 내밀히 추진하려 하고 있다.

 임춘원사무총장은 한술 더떠『민자당의 몇몇 의원들과도 깊은 얘기를 나누고있다』고 말하고 있다. 다분히 5,6공출신의 민자당의원들을 염두에 둔 말로 범보수세력의 연합도 추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야당의 최대명제인 야권통합문제는 보선의 결과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진척되지 않을 것이라는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양당 모두 자신들의 입지를 넓힐 수 있다고 자족하고있고, 내부적으로 통합에 대한 이견이 엄존하고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합론은 명분으로 존재하면서 실제로는 양측이 지지세 확보에 더 열을 올리는 이중적인 양태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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