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결백 입증해준것/정치투신 현실 가슴아파” 『현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라고 생각하며 어제가 남편 박철언의원의 생일인데 최대의 생일선물을 주게돼 기쁩니다』
대구수성갑에서 당선이확정된 신민당 현경자후보는 2일밤 11시30분 기자회견을 갖고 당선소감을 밝히면서 『이번 보선결과는 저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대구시민 모두의 승리』라고 힘주어 말했다. 선거운동기간에 하루도 거르지않고 5차례이상의 개인연설회를 갖는 강행군을 계속한 현당선자는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만큼 대구의 상처받은 자존심을 회복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남편을 대신해 출마한 현당선자는 『지난 25년동안 남편을 한번도 원망해본 적이 없다』면서 『평범한 가정주부가 남편을 대신해서 출마해야하는 정치현실이 너무 가슴아팠다』고 말했다.
우리 정치사에 「남편의 뒤를 이은 첫 케이스」를 기록하게될 신민당의 현경자후보는 이번 선거를 통해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여성정치인으로 새로 태어나는 전환점을 만나게 됐다. 그러나 『오늘의 당선은 억울하게 옥에 갇힌 남편의 결백을 입증해주는 것』이라는 일성으로 자신의 정치투신이 어디까지나 남편의 곤경으로부터 비롯됐음을 분명히 했다.
남편을 대신해 『대구의 자존심을 되찾겠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던 현당선자는 지난해 5월22일 남편이 구속되기 전까지만 해도「정치문외한」이었다. 지난 70년 박전의원과 결혼한이후 25년동안 남편 뒷바라지와 살림살이등 가정에만 전념했고 사회활동도 박전의원의 권유로 불우이웃돕기활동을 하는 정도였다.
현당선자는 그러나 지난 1년2개월여동안 남편의 옥바라지를 하면서 가정주부이상의 역할을 해야했다. 1주일에 4∼5일은 서울구치소로 남편면회를 다녀왔고 또 한달에 3∼4회는 남편의 지역구인 대구수성갑에 가 남편이 없는 「빈 자리」를 메웠다. 본의아니게 정치세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이다.
오래전부터 잦은 지역구나들이로 이미「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표밭갈이를 상당히 해온 현당선자는 지난달 7일 지구당조직책에 임명된 것을 시발로 공식적으로 정치활동에 나섰다. 7월15일 지구당개편대회를 치렀고 이틀 뒤에는 12명의 대구수성갑 출마자중 홍일점으로 후보등록했다.
대중연설을 해본 경험이 한번도 없어 하루 1∼2시간씩 집에서 혼자 연습을 한 노력파이기도 한 현당선자는 오는 11월 형기만료로 남편이 출소하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경북현풍이 고향인 현당선자는 부산에서 경남여중·고를 졸업한뒤 한양대를 거쳐 연세대대학원에서 역사교육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박전의원과는 서울대법대 김철수교수의 소개로 만나 지난 70년 결혼, 1남2녀를 두고있고 취미는 난가꾸기.【대구=장현규기자】
◎영월·평창 당선자 김기수/“정치초년병 승리 큰영광”
『정치초년병으로 정치경험이 있는 후보를 물리친것은 큰 영광입니다. 영월·제천간 상수원확보문제등 지역현안을 해결하는데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영월·평창보선에서 압도적 지지로 승리한 민자당의 김기수당선자는 상기된 표정으로 당선소감과 포부를 밝혔다.
김당선자는 행정고시를 통해 경찰에 투신, 경찰청차장까지 지낸 전형적인 경찰엘리트. 하지만 치안본부(현 경찰청) 외사부장, LA총영사관 영사를 역임하는등 30년 경찰생활 대부분을 국제·외사분야에서 보냈다. 그래서 경찰이미지와는 달리 조용하고 온화한 분위기를 풍긴다. 서울대법대 졸업과 함께 모일간지에 입사, 1년간 기자생활을 했고 이후 행정고시합격직후 상공부에서 근무한 경력도 갖고있다.
이어『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공부에 사표를 내고 고향인 평창에서 경찰서장으로 경찰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사회적 성공의 이면에는 어린시절부터 가난과 싸우며 고학을 해야했던 아픈 기억이 배어있다. 평창읍 주진리에서 5대독자로 출생한 김당선자는 6·25당시인 14살때 인민군의 습격으로 여동생과 함께 영월영림서장이었던 부친을 잃었다. 극심한 가난에 허덕인 그는 중학교때 생활이 힘겨워 옥수수밭에 드러누워 3일간 아무것도 먹지않고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다.
이같은 과거를 늘 기억하기 때문인듯 김당선자는 현재 서초구 반포동의 건평45평짜리 단독주택에서 15년째 검소하게 살고있다. 주위사람들이 책을 함부로 다루면 호통을 칠 정도로 책을 좋아해 틈만나면 독서를 한다.
부인 이상호여사(52)와 사이에 1남1녀를 두고있다.【영월=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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