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개대 총학생·동아리회장/모두다 주사파 자타가 인정” 『주사파 학생들의 배후에 김정일이 있다』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박홍 서강대총장의 학생운동 관련 논문을 최근 공보처에서 대량 인쇄, 각급 기관에 배포하고 있어 논문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논문은 「통일문제와 대학생의 참여」란 제목으로 지난 해 6월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발표된 것으로 당시 공보처에서는 이를 책자로 발간했으나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다. 공보처가 이 논문을 재발간한 것은 최근 박총장의 발언을 뒷받침해주기 위한 것으로 1천여부를 재인쇄해 교육기관등에 전량 배포했다.
논문의 요지는 최근 학생운동권의 주류로 등장한 주사파 학생들과 그 외부 조직인 한총련에 대한 강한 비판이다. 박총장은 이 논문에서 『1백51개 대학의 총학생회장 및 동아리회장들이 모두 다 주사파임을 자타가 인정하고 있다』며 학생운동권의 친북성향을 심각하게 지적한 뒤 학생운동권의 통일운동분석을 통해 근거들을 제시하고 있다.
박총장은 우선 지난 해 6월 출범식을 가진 한총련이 정부 승인없이 북한대표들과 2시간여 전화회담을 갖고 판문점에서 남북대학자매결연 예비대회등을 강행키로 한 점을 들며 이는 『한총련이 북한의 주체사상에 따른 혁명과 통일노선을 추구하고 있음을 노정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총장은 한총련이 북한과의 직접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과 관련, 『북한의 주체사상과 고려민주연방 통일방안에 의한 한반도의 사회주의 혁명을 기도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한총련이 조국통일운동에 학생다운 신분으로 임하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먼저 북한체제의 개방화와 민주화를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북통일을 가로막는 본질적인 걸림돌은 국민을 억압하고 보통사람을 신으로 떠받들며 부자세습체제의 영구화를 위해 개방과 민주화를 거부하는 북한의 권력구조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총련이 문민민주체제를 거부하고 북한의 주체사상과 통일노선을 지지하는 것과 관련, 『그동안 민주화와 부정부패 척결에 앞장서온 학생운동의 과거공적을 배신하는 오류를 범하는 탈선행위』라며 못박았다.
박총장은 결론부분에서 정부, 여야 정치인, 대학당국등에 대해 학생운동의 친북화를 막기 위한 노력을 적극 호소했다. 정치권에 대해서는 『학생들의 손을 빌려 자기 코를 푸는 식의 얄팍한 정치선전을 중단하라』며 사상적으로 방황하는 젊은이들을 만나 대화를 통해 옳고 그름을 가르칠 것을 촉구했다.
정부에는 초중고 대학생등 수준에 따라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이념적 혼란을 막는데 앞장서라고 주문했다. 또한 대학당국은 최우수 교수들을 초빙, 통일문제등에 대해 학생들과 심도깊은 학문적 연구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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