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기분으로 감각적소설 쓰겠다”/「부부에게 바친다」 연재를 시작하며/미혼 카피라이터와 유부녀 사랑 통해/성의식과 개인의 성장 연관관계 조명 1일부터 한국일보에 소설 「미혼에게 바친다」를 연재하는 작가 이순원씨(36)는 『젊은 기분으로 감각적인 소설을 쓰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흔히 「입심 좋고 이야기 전달에 강한 신세대 작가」로 평가돼 왔다. 그의 젊은 감각은 「우리들의 석기시대」 「압구정동엔 비상구가 없다」 「압구정동엔 무지개가 뜨지 않는다」등의 작품에서도 번득인 바 있다. 이 소설들에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욕망의 무분별한 분출을 비판하고 풍자했던 그는 이제 신세대 연애소설을 시작하려 한다.
일간지 연재작가 중 가장 어린 세대에 속하는 그는 신문을 통해 자기세대의 미의식을 발언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는 그가 세대론적 단절의식을 강조하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젊은 세대 특유의 감각을 문학이 쫓아감으로써 그것을 여러 세대가 음미해야 한다는 보편화에 대한 욕구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미혼에게 바친다」는 오래전부터 구상했던, 꼭 한번 써 보고 싶은 작품이었다. 성의식의 성장이 개인의 성장에 어떻게 관여하는지를 밝히는 성장소설이자, 남녀의 사랑을 다루는 연애소설이다.
대부분의 소설가에게 좋은 연애소설을 쓰는 것이 필생의 소원이다. 한국일보를 통해 이런 기회를 가져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야기는 32세 미혼의 카피라이터인 이우석이 우연히 전시회에 들러 미령을 만나면서 시작된다. 이우석은 결혼에 대해 특별한 환상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아니다.
그는 예전에 한 여자를 깊이 사랑한 적이 있는데, 실연한 뒤 결혼에 대해서도 별 관심이 없었다.
미령은 이미 결혼한 유부녀이지만, 24세의 순진한 여자다. 차나 한 잔 마시자는 것에서부터 시작된 우석과 미령의 관계는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발전한다. 유부녀에게 집착하는 우석의 심리에는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라면서 접한 성적인 것에 대한 기억이 있었다.
어린 시절 우연히 보리밭에서 본 어른들의 정사장면, 친척집에서 본 남녀의 사랑모습등이 우석의 기억을 통해 드러나면서 동시에 현재의 그의 모습이 대비된다.
작가인 이순원씨는 『PC 통신 「하이텔문학관」에 「에덴에 그를 보낸다」를 연재하면서 연재소설에 대한 감각은 익혔다.
신문연재는 처음이지만 작가도 재미있고, 독자도 재미있는 작품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젊은 만큼 잘 써야 우리 세대가 인정받을 수 있다는 부담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강원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88년 「문학사상」에 단편 「낮달」이 당선되면서 등단했다.【이현주기자】
◎“연애는 어쩌면 무지개 그 빛깔 칠하는데 전념”/작가의 변
연애가 인생의 전부든 아니든, 그것이 목숨을 걸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든 아니든, 또 진지한 것이든 아니든, 도덕적이든 도덕적이지 않든, 그것은 연애의 몫이 아니라 오직 연애를 하는 자가 책임져야 할 몫이다.
어쩌면 연애를 포함한 우리의 인생이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거창하게 앞으로 내가 할 이야기가 인생이야기라고 말하지 않겠다.
이제 나는 애틋하고 짧은 한 연애 이야기를 하려 한다. 그것은 내 연애일 수도 있고 여러분의 연애일 수도 있다. 그리고 어쩌면 그것은 무지개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빨·주·노·초」를 이야기하고, 여러분은 거기에서 「파·남·보」를 보는.
이제 나는 오직 그 무지개의 색칠에만 충실하겠다. 일곱 빛깔의 무지개가 아니라 더 많은 빛깔의 무지개를 우리가 볼 수 있도록. 이미 비는 내렸고, 이제 그 무지개가 뜰 차례이므로.【이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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