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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년 납북 고상문씨 가족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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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년 납북 고상문씨 가족 표정

입력
1994.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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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다니 기쁘지만 수용소생활 충격/북은 기만술 그만쓰고 빨리 돌려보내야” 『살아있다니 기쁘지만 수용소의 고된 생활을 어떻게 견디고 있는지…다시 만나는 날까지 건강하게 살아 있길 바랄 뿐입니다』

 79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납북된 수도여고 교사 고상문씨(46)가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돼 있다는 소식을 접한 부인 조복희씨(42)는 『그동안 남몰래 수신자 주소가 없는 편지를 눈물로 쓴 것만 수십차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친정에서 15년간 혼자 몸으로 살아온 조씨는 『납치충격으로 환청이 생기고 지금도 불면증에 시달려 네차례 입원까지 했지만 이젠 만날 희망이 생겼으니 더 열심히 살아야 겠다』며 재회를 기대했다.

 납북당시 한 살이던 딸 현미양(15·예일여고1년)도 아버지의 생존소식에 충격을 받은 듯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

 고씨의 아버지 흥득씨(80), 어머니 한연희씨(75), 형 상구씨(48·출판사근무)등 가족들은 생존소식에 안도하면서도 잔혹한 수용소에 수감됐다는 사실에 또 한번 절망했다.

 아들의 납북충격으로 쓰러져 실어증에 걸린 고씨 아버지는 아들이 정치범수용소에 갇혀있다는 소식을 가족들로부터 전해듣고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가족들은 『월북자들을 우대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북한이 상문이를 수용소에 가두고 있다면 월북이 아니라 납북됐다는 사실을 뒷받침하지 않느냐』면서 『북한은 더 이상의 기만적인 술책을 중단하고 상문이를 돌려달라』고 호소했다.

 고씨는 납북되기 직전 『2년간의 연수가 끝나가니 곧 귀국하겠다』는 전화를 가족들에게 걸기도 했으나 북한이 「자진입북」이라고 선전, 정부는 생사확인조차 못해왔다.【장학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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