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척결”… 봄베이부시장서 투사로/청백리 명성… 동생은 가정부·청소원 거물급 정치인의 비리를 폭로한 청백리가 일약 인도의「영웅」으로 떠올랐다. 주인공은 봄베이시의 전부시장 고빈드 카이르나르(52).
그는 부시장으로 있던 지난주 『마하라슈트라주 주지사이자 유력 국회의원인 샤라드 파와르가 암흑가 세력과 결탁, 정치테러를 자행해왔다』고 폭로한후 사표를 내던져 인도사회에 강력한 충격파를 던졌다. 파와르는 차기 총리후보로까지 거명되고 있는 권부의 핵심 실력자.
인도국민들은 카이르나르의 폭로내용에 경악을 금치 못하며 그의 용기있는 행동에 뜨거운 갈채를 보내고 있다. 무사안일과 보신주의, 부정부패가 만연된 정계와 공직사회에 일대 경종을 울렸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카이르나르의 청렴결백한 사생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30년 넘는 공직생활동안 돈과 향응등 외부의 유혹을 일체 뿌리치면서 청빈한 공무원생활로 일관했다. 여동생들이 가정부나 병원청소부로 수십년 일하고 있음에도 인사청탁 한번 해본 적이 없으며 봄베이 치안 본부장으로 근무할 당시에는 조직폭력단으로부터 세차례나 치명적인 테러공격을 받기도 했다. 이 때문에 두개골이 골절되기도 했고 하반신에 총격으로 인한 큰 흉터가 남아있다. 하지만 이같은 흉터는 불의에 끝내 굴하지 않은 그에게는 「영광의 훈장」일 뿐이었다.
강직한 성격의 카이르나르는 파와르의 비리폭로를 계기로 사회개혁의 투사로 완전히 변신했다. 오랜 공직생활마저 청산한채 각종 강연회에 나서 인도사회의 뿌리깊은 부정부패 척결을 외치며 국민들의 자각을 촉구하고 있다. 일각에선 그를 차기 봄베이 시장으로 옹립해야 한다는 움직임마저 일고 있다. 그는 요즘 1백 차례가 넘는 「반부패」강연일정이 밀려있는 데다 신문과 방송의 인터뷰 요청이 쏟아져 눈코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부패한 정치관료들의 푸대접과 착취에서 벗어나자』는 카이르나르의 개혁외침이 매너리즘에 빠린 인도사회를 한줄기 소나기처럼 시원하게 적셔주고 있다.<이상원기자>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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