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TV채널 최대 인기/연판매량 120만대… 컬러보급률은 3.5% 홍콩의 스타TV가 힌두교와 카스트의 나라 인도를 변화시키고 있다.
현재 인도의 TV방송채널은 국영방송 2개와 홍콩 스타TV채널 5개로 이중 스타TV는 우리나라에서처럼 접시안테나나 유선으로 시청할 수 있다.
92년부터 방영을 시작한 스타TV는 외부세계를 잘 모르던 인도인들의 의식을 바꾸는 첨병역할을 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해외여행을 할 수 있는 사람이 극히 드물다. 우리나라의 60∼70년대와 같다. 외국문물의 수입도 제한돼 일반 시민들이 외부세계와 접촉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특히 정부비판적인 내용이 거의 없는 국영TV는 대부분 정부시책 홍보나 권선징악을 주제로 한 영화만을 방영하는데 그치고 있다.
그러나 국경없는 방송인 스타TV의 등장은 세계각지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신속한 보도, 자유로운 논평과 화려한 대중문화를 시시각각 쏟아놓고 있어 인도사람들의 눈을 세계로 향해 뜨게 하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현재 인도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스타TV 채널은 힌두어로 방영되는 G TV. G TV는 광고폭주로 광고주들이 광고시간을 잡기 어려울 정도다.
스타TV의 시청률이 급증하자 국영TV도 예전의 재미없던 계몽위주의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오락물편성을 늘렸다.
현재 인도의 컬러TV보급률은 3.5%이며 컬러TV 보급대수는 7백만대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스타TV와 국영TV의 경쟁으로 최근에는 연간 컬러TV 판매량이 매년 1백20만대나 될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장을 1백% 가동해도 수요를 따라잡기가 어려워 한국과 일본등에서 부품을 긴급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인도에서 TV는 수입금지품목이나 1∼2년내 수입금지조치가 해제될 전망이어서 TV완제품시장도 열릴 전망이다. 인도에 부품을 수출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금성사도 자체상표(골드스타)를 단 컬러TV를 인도에 선보일 예정이다.
인도의 컬러TV 가격은 가장 인기가 높은 14인치짜리가 1만루피(28만원)정도며 21인치는 1만5천루피(42만원)정도이다. 대학교 정교수의 월급이 7천∼8천루피임을 감안하면 아직도 인도사람들에게 컬러TV는 고급품이다.
컬러TV가 급격하게 보급되면서 가장 먼저 나타난 변화는 소비의 증가다.
이미 컬러TV정도는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TV에 비친 고급소비재나 레저생활에 눈뜨면서 승용차 냉장고 고급의류등의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으며 해외여행도 늘고 있다. 또 TV는 근검절약의 생활방식에 영향을 미쳐 저축률이 떨어지는가하면 범죄도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가장 큰 변화는 인도인들의 의식의 변화다. 지금까지 전통적인 사회규범속에서 변화를 거의 모르고 살아온 사람들이 TV를 통해 세계적인 개혁·개방추세에 눈뜨면서 기존의 가치체계를 객관적으로 보게 됐다는 점이다.
인도의 관료들은 힌두교와 카스트제도를 숙명적으로 받아들여 온 인도사람들이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새로운 문물을 소개하는 스타TV를 통해 자아와 사회체계를 새롭게 인식하게 돼 지금까지 그들을 묶어놓았던 가치체계가 전면적으로 흔들릴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지식층은『문맹률이 높고 수십종의 언어를 쓰는 8억5천만명의 인구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개방교육을 시킬 수 있겠느냐. 그것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TV다』라고 강조했다.<뉴델리=김철훈기자> ◎인도의 영화/제작편수 세계위 “연1천편”/봄페이 영화관 3백개… 국민들 관람 생활화” 뉴델리=김철훈기자>
인도인의 생활에서 영화구경은 아주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TV에서는 매일 1편이상의 영화가 상영되고 영화관에는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관람객들이 초만원을 이룬다.
인구 1천2백만명의 봄베이에는 무려 3백여개나 되는 영화관이 있다.
영화관 앞에는 영화를 보기 위해 동전을 구걸하는 사람들까지 줄을 잇는다.
20루피(약 6백원) 정도의 관람료를 받으면서도 영화관들이 번창하고 있는 것을 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영화관으로 몰리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봄베이 한 호텔 여종업원은『밤이면 특별히 할일이 없는데다 친구들 모두가 영화를 좋아해 일주일에 2∼3번은 친구들과 함께 영화관을 찾는다』고 말한다.
영화가 인도 국민들의 생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영화외에는 별다른 놀이나 오락문화가 없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컬러 TV보급률이 3·5%밖에 지나지 않은데다 비좁은 집에서 5∼6명의 많은 식구가 살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저녁시간을 밖에서 보내고 밤늦게 귀가하려는 사람들도 영화관으로 몰려든다.
TV방송국들이 자체 드라마를 제작할 능력이 안돼 드라마 대신 영화를 내보내고 있는 것도 인도인들이 영화에 깊이 빠진 이유의 하나이다.
TV와 영화관에서 상영되는 영화의 80%이상은 인도에서 제작된 영화들이다.
이에 따라 인도의 영화제작업도 매우 발달돼 있는 상태다.
세계적인 인기를 끄는 작품은 드물지만 제작편수로 보았을 때 인도는 세계 2위의 영화 제작국가이다. 매년 1천여편에 가까운 영화가 봄베이와 마두라스(힌두어로 제작), 캘커타(벵갈어로 제작)등에서 제작된다. 영화배우도 1만여명이나 된다.
인도영화의 주제는 신화나 남녀간의 사랑, 권선징악등이다. 다소 진부한 내용이다. 그러나 동양적 정서를 바탕에 깔고 있어 인도영화는 한해에 수십편이 수출될 만큼 중국에서도 인기가 높은 편이다.
주제가 한정돼 있어 잘 생긴 왕자, 아름다운 공주, 콧수염을 기른 악당들이 단골로 등장한다. 또 거의 모든 영화에 노래와 춤이 삽입되고 있어 배우들의 대부분은 가수로도 활동할 정도로 노래와 춤에 익숙하다. 상영시간은 하루 저녁을 다 보낼 수 있도록 4시간정도나 된다.
이처럼 긴 상영시간에다 싼 입장료, 그리고 비슷 비슷한 주제에도 관객들이 줄을 잇고 있어 인도영화 수준은 늘 제자리라는 말도 듣고 있다.<봄베이=이상원기자>봄베이=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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